수원에서 출발한 버스는 영동과 중앙고속도로를 지나 단양 IC를 나와 5번 국도를 한참이나 달렸다. 거대한 시멘트공장이 보이고 시멘트 채취로 인해 뭉둥해진 산 정상을 바라보며 이제서야 낯선 고장에 들어 섰음을 느낀다. 5번 국도를 벗어나 59번 국도로 접어든 버스는 이내 도담삼봉을 지나 매포천을 따라 단양으로 향하였다. 단양을 벗어나 충주호 종점으로 긴 여정을 끝낸 남한강의 끝자락이 산 아래에 펼쳐지고 단양 시내를 아득히 바라보며 가곡면 어의곡리로 향하였다. 산능선에서 바라본 회돌이 물길을 한 남한강과 어우러진 농촌 풍경들이 아득히 펼쳐지면서 아찔한 현기증이 느껴진다. 옅은 연두색의 순이 막 돋아나는 나무와 하얗고 분홍 꽃들이 듬성듬성 무리를 지어 피어난 산들을 바라보며 내려서 한나절만 쉬었다 가고픈 마음이 절로 솟아난다.
농업개발연수원에서 실시한 농촌개발과정 교육과정에 참여하였습니다. 이 글은 교육과정의 일부로 단양 한드미( http://www.handemy.org/)마을을 방문하고 현장을 스케치한 것입니다.
한드미 농촌생태마을 어귀에는 정문찬 대표가 기다리고 있었다. 잘 생겨서 별도로 뽀샵을 넣어드리지 않았다. 느티나무가 울창한 마을 입구에 있는 정자에서 정대표의 안내가 시작되었다. 성황당이 있던 자리에 새워진 정자는 한 때는 이름이 유신각이었다가 지금은 이름을 어례정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 내외가 2005년 이 마을을 다녀간 후에...
30여명의 일행 중 대부분 지방정부에서 농촌개발을 담당하는 직원들로 마을 개발에 대한 과정과 어려움, 그리고 성공요인과 농촌생태마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의 갈등사례 등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정대표가 일단은 기선 제압으로 시작을 한다. 마을자랑을 들을 것 같았지만 의외로 보이는 것과는다른 마을의
여름이면 이 정자에서 외지의 관광객들은 즐겁게 놀 수 있겠지만, 이 마을 토박이들은 예전의 상여가 보관되었던 곳을 알기에 아마도 쉽게 발걸음이 옮겨질 것 같지는 않은데...우리나라에 사연이 없는 곳이 어디 있겠는가 마는 그래도 이 정자가 위치한 지점의 유래를 안다면 확실히 여름밤이 더욱 시원할 것은 같다.
마을 중간에 있는 밭에서 찍은 사진으로 이 여행에 있어서 최고의 작품이다. 전적으로 기계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사진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 마을을 방문했음을 기념하기 위한 표지석과 기념수가 있다. 이 나무가 언젠가는 크게 자라서 이 마을에 찾는 관광객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드리워 주게 되기를 바란다. 정대표로 부터 3시간 30분 동안 이 마을에 머물며 노 대통령 부부가 했던 체험의
체험의 종류와 어디서 어떻게 머물다 갔는지 상세하게 들을 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자부심도...
마을 앞산은 바위와 나무와 꽃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고 그 밑으로 시냇물이 힘차게 흘러가고
흘러가고 있다. 우람한 앞산과 시냇물만
힘차게 흐르는 시냇물만 봐도 이 마을에서 훌륭한 인물들이 많이 나왔음을 짐작케 한다.
한드미 마을은 원래부터가 물이 많은 동네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산골 마을 답지않게 마을 곳곳을 흐르는 물길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으며 드물게 물레방아가 오래전 부터 방아를 찧는데 사용되었던 유서 깊은 마을이다.
또 하나 한드미 마을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농촌유학 (http://cafe.daum.net/handemy/) 프로그램의 학생들 숙소로 사용되고 있는 건물이다. 이이 마을에 있는 분교는 폐교될 위기에 놓였지만 농촌유학 프로그램으로 인해서 오히려 산골학교가 활성화 되고 있다고 한다. 마을회관에서 농촌유학프로그램에서 온 학생들이 생활하는 영상을 보면서, 내 아이들도 농촌의 생활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농촌생태마을로 지정된 후 마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내적인 변화는 다음에 다루기로 하고 우선은 외형적인 변화만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자 한다.
마을은 담장들은 모두 돌로 쌓은 담장으로 정취있게 바뀌었다. 아마 이곳도 그 이전에는 벽돌로 만든 획일적인 담장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이 되지만 지금은 이렇제 정겹게 바구었다. 마을 사람들 모두의 동참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이 곳은 나무로 된 담장이 있고 수레하나도 지나가기 어려운 좁은 돌담과 나무담장 길이 자리하고 있다. 예전에는 아마도 우리 농촌의 대부분의 길폭은 이 정도 였을 텐데...새마을 운동으로 흙 담장을 허물고 앞마당과 뒷마당을 줄이며 길폭을 넓혔다. 지붕은 획일적으로 슬레이트로 바뀌었고, 수로는 콘크리트로, 담장은 벽돌로 바뀌어 갔다. 그것도 우리 역사의 일부이고 전통의 일부이기는 하겠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동의하기는 쉽지 않다.
예로부터 물이 많은 동네 답게 앞 개천 뿐만 아니라 마을 옆으로 수로가 흐르고 있다. 실험적으로 밥그릇으로 만들어 달아 놓은 수차가 보인다. 생태마을 답게 에너지 자립을 위한 상징적인 발전소로 다시금 태어날 수 있게되기를 희망한다.
여기가 마을의 온갓 뉴스가 전해지던 빨래터 였다고 한다. 지금은 콘크리트 수로로 되어 있어서 예전의 그 정취는 느껴지지 않지만 그 풍경만은 머릿속에 선명하게 그려진다. 이 물은 아래로 흘러 물레방아를 돌리고 또 소수력 발전기를 돌렸다고 하는데 지금은 가동을 않고 있다. 이 정도의 수량이면 이 마을이 사용을 하기에 충분한 소수력 발전이 가능하지 않을까?
요즈음 보기 힘든 너와로 만든 지붕이다. 아마도 마을을 다시금 보수하면서 너와로 만든 것 같은데 그 옛날에는 무엇이었는지도 궁금하다. 예전부터이 고장에는 너와가 일반적인 지붕의 형태였는지도...다음에 가면 물어 보아야 할까 보다.
너와지붕 아래에는 뒤딜방아와 물레방아가 나란히 있다. 이 위에는 빨레터가 있고 바로 아래에는 이렇게 방앗간이 자리잡고 있다. 이 곳이 이 마을의 명동거리 였고, 그 옛날 아낙네들과 처자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을 그 시절을 떠올려 본다.
농부가 소를 끌고 들로 나가고 있다. 예전에는 너무나도 흔하디 흔한 풍경이었지만 이제는 내 눈에도 신기하게만 보인다. 촌놈인 네게도.... 소 옆의 창고는 함석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옛날에는 물레방아간이었다고 한다. 물론 그 보다 더 옛날에는 다른 것으로 만들어 졌었겠지만. 이 건물을 철거하고 새롭게 지을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세요? 어디서 부터를 우리의 전통으로 봐야할지 저도 참 고민입니다. 하지만 정대표에게는 어린 시절 부터 봐오던 것들이고 추억이 깃든 건물이겠죠. 하지만 외지인들에게는 생뚱맞은 이방인 처럼 느껴질 수도 있고... 아마도 먼 훗날에는 역사적 민속건축물이 될지 또 누가 알겠는가. 이렇듯 농촌의 모습을 가꾼다는 것, 지킨다는 것이 그저 단순한 문제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아래는 석탄 창고로 사용되던 오래된 건물이다. 지금은 용처가 별로 없지만 이 또한 마을의 역사이니 잘 보존을 하고 있다고 한다. 여름이면 담쟁이 풀이 뒤 덮어서 나름 정취를 한껏 뽐 낸다고 하니 그때가 되면 꼭 한번 다시 가봐야 할까 보다.
농촌에 가면 흔하디 흔한 냉이도 이렇게 아름답게 보일 때가 있다. 이른 봄에는 우리 식탁에서 봄의 향기를 전해주고 이렇게 또 꽃의 향연을 보여주는, 또한 귀찮은 잡초이기도 하지만. 모든 것들 중 완전히 좋고 완전히 싫은 것은 또 어디 있을까? 풀들은 그냥 그자리에 있었고 단지 우리들의 필요에 따라 좋고 싫음을 논했을 뿐. 이제서야 내게도 이러한 풀들의 가치를, 그냥 그자리에 있는 것들의 가치를 깨달아 가고 있다. 이러한 깨달음들이 친환경농업으로 생태농업으로 발전해나가는 데 필요한 힘의 원천이 되었겠지.
농촌이 식량생산 기지로서만 아니라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한다. 우리나라의 자연환경을 지키고 전통문화와 가치관을 지켜나가는 중심으로서 21세기에 더욱더 중요한 가치를 가지게 될 것이다라는 것에 한치의 의심도 하지 않는다. 만약 지금 그렇지 못하다면 그것은 농촌의 문제가 아니라 그렇게 방치한 우리의 게으름과 무지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농촌생태마을 또는 농촌광광 마을이 쉽게 되는 것은 아니다. 농촌마을은 결코 주식회사가 될 수도 없고 농촌 주민들은 결코 회사원으로 되어서도 안된다는 것을 이번 여행을 통해서, 정문찬 대표의 살아 있는 경험을 통해서 느낄 수가 있었다.
한드미 마을의 농촌생태마을 실험이 우리나라 농촌개발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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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멋진사진들 정말 많네요-
2011/02/09 10:43 [ ADDR : EDIT/ DEL : REPLY ]저 영국 사는데 여기 꼭 가볼려구요. 감사합니다
2012/01/16 02:54 [ ADDR : EDIT/ DEL : REPLY ]영국 참 좋은 곳 이지요. 고맙습니다.
2012/01/16 18:20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