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펀딩 10계명 박원순 펀드 안철수 재단 그리고 당신 (공부하기)

2012. 12. 7. 15:47경제/대안사회경제,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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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재단이 연일 화제입니다.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쫒고 있는 언론들은 '대권로드맵 1단계가 시작됐다'며 앞다퉈 보도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사례조사를 위해 미국에서 빌게이츠를 만난 것, 천 억원이 훌쩍 넘는 큰 규모의 출연금 모두 이목을 끌었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덩달아 주목받기 시작하며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린 단어가 바로, 사람들에게 생소한 ‘키바(Kiva)' , ’킥스타터(Kickstarter)' 와 같은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입니다. 가치 선순환과 미래지향적 나눔 플랫폼을 표방하고 있는 안철수재단이 롤모델로 삼았다는 크라우드 펀딩은 무엇일까요.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적경제의 마중물, 크라우드 펀딩

현재 미국의회에 상정되어 있는 관련 법안은 ‘크라우드 펀딩’을 “전문적 자본가가 아닌 개인들로부터 소규모 금액의 기부, 후원, 투자약정을 얻어내기 위해 일반적으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거의 동의어로 사용되는 ‘소셜펀딩(Social funding)' 은 아직 정식으로 채택된 개념은 아닙니다만, 이런 서비스나 활동들이 대부분 ’소셜커머스’처럼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요컨대, 정보통신 기술(IT) 발전과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열풍을 타고, 오늘날 세계각국에서 큰 위기를 빚고 있는 기존 경제에 대한 대안적 자본시스템, 사회완충망으로 탄생한 것이 바로 크라우드 펀딩이라 할 수 있는 것이죠.

 


 

다양한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 - 김재중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차장





포털사이트들이 사회공헌사업으로 온라인 기부서비스(희망해, 해피빈 등)를 시작한 이래,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투융자’ 방식을 도입하며 크라우드 펀딩 논의에 불을 지핀 것은 이른바 ‘P2P금융(개인간 인터넷 금융)’ 회사들이었습니다.

IMF구제금융 위기, 카드대란을 거치면서 신용불량자가 양산되는 등 서민들이 큰 고통을 받았지만 제도금융권이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 하자, 일본계 대부업체와 사채업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P2P 금융회사인 ‘팝펀딩’ 최민호 실장 역시, 이 시기 갑작스런 개인사정으로 신용등급이 추락해 어려움을 겪던 와중 회사에 합류했다고 합니다.

“사실 한국사회에서는 많은 서민들이 의도치 않게 신용도가 추락하게 되고, 적절한 신용 회생정보나 자금지원을 받지 못 하면서 악순환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을 위해 시작한 서비스가 바로 P2P금융입니다. 뜻있는 개인투자자와 연결해 드리는 거죠.

단순히 돈을 빌리고 갚는 것이 아니라, 함께 모여 소통하면서 금융 정보지식도 나누고 서로 마음을 주고받는 커뮤니티로 기능한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이자율을 채무자가 직접 정하게 하고, 투자자에게는 구좌당 최대 투자금액을 10만원으로 제한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2007년 설립 당시만 해도 일반인들에게는 P2P금융, 크라우드펀딩 이란 개념이 생소하고 관계법령도 미비해 잠시 ‘대부업체’로 등록을 했지만, 팝펀딩은 이네 통신판매업으로 전환했습니다. 역설적으로 대부업체라는 타이틀에 대한 국민정서가 너무 좋지 않아 활동에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어려운 시기를 보내던 가운데, 뜻하지 않은 전환점이 찾아왔습니다.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 시민후보가 선거자금 마련을 위해 ‘유시민 펀드’를 본보기 삼아 온라인 모금을 실행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그동안 P2P금융을 통해 기술력을 다져온 덕에 박원순펀드 실무를 맡아 모금과 이후 환급절차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고, 팝펀딩과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크라우드 펀딩의 본질은 ‘민주적 금융’이라고 생각해요. 우선, 내가 금융기관에 맡긴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혹 대부업체에 사업자금을 대출해 주는 용도로 쓰이는 건 아닌지 투명하게 알 수 있게 된 거죠. 또 여럿이 함께 관계맺고 소통하면서 사회변화의 양분을 만들어 내기도 하니 딱 맞는 단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팝펀딩은 최근 ‘굿펀딩’ 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개시했습니다. 기존 P2P금융이 신용도 낮은 개인을 위했던 반면, 굿펀딩은 사회적기업, 비영리단체, 공익프로젝트 등으로 그 대상과 목표를 넓힌 것입니다.

이미 이 분야에는 굿펀딩 외에도, 펀듀, 업스타트, 텀블벅, 콘크리트 등 수십개 업체가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 속에 사업을 펼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에는 아름다운재단과 같은 전통적인 모금전문기관, 그리고 안철수재단도 사업을 선언했구요.

특히, 정부와 시민사회의 청년실업대책, 일자리정책이 사회적기업과 소셜벤쳐, 마을기업에 집중되면서, 자연스레 이네들을 지원하기 위한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가 많아졌고 또 이를 사업모델로 삼는 기업들이 속속 창업하는 추세입니다.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기업들은 이구동성으로 크라우드 펀딩 성공 비결이 진실성과 지속성이라고 말합니다. 돈과 이윤만을 바라며 창업한 업체나 서비스참여를 신청한 업체는 예외없이 실패하기 마련이라는군요. 바로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모으는 것, 거래가 아닌 관계맺기를 하는 것이 크라우드 펀딩의 본질이라는 사실을 놓쳤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운전자금 확보와 고객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사회적기업, (주) 함께일하는세상



'제도화와 정책적 지원이 시급
 
이미 한국보다 앞서 급속한 성장세를 보인 해외 각 나라들에서도 아직 법률과 제도가 미비해 곳곳에서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고, 개인투자자들의 피혜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덩치가 커진 몇몇 서비스들에서는 허위로 사연을 올려 자금을 모은 뒤 다른 사업이나 다른 기업을 위해 불용했거나, 단기간 몇차례 상환율과 신용도를 쌓아올린 뒤 이를 믿고 투자한 이들의 돈을 받아 ‘먹튀’했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옵니다.

이에 2011년 12월 미국정부는 그러한 부작용들을 미연에 방지하고, 크라우드 펀딩을 지렛대 삼아 침체된 경제를 활성화(특히 중소기업의 창업과 자금융통)하기 위해 세계최초로 ‘크라우드 펀딩 법안(Entrepreneur Access to Capital Act)’을 하원에 상정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상원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중개회사가 증서를 발행하는 방식을 도입해 투자자 보호를 더욱 강화하는 법안을 내놓았습니다.

미국과 달리, 기부문화가 오랜 세월 사회전반에 깊숙이 뿌리내린 영국은 ‘비영리 자선단체(채리티, charity)들을 중심으로 크라우드펀딩 서비스가 발달해 있고 법률과 제도로 이를 튼튼하게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저스트 기빙’의 경우, 2010년 현재 8백만명이 8,184개 자선단체에 5억3천6백만 파운드를 기부했을 정도인데, 영국 납세자에 한해 누리집에 등록된 자선단체 중 한 곳에 10파운드를 기부하면 전액이 지정단체의 계좌로 일주일 내에 즉각 전달됩니다. 자선단체와 기부자 모두에게 일체의 수수료도 받지 않구요.

여기에는 1990년 영국정부가 기부자에 대한 세금혜택을 대폭 개선한 것이 큰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제도개선 결과 기부금 100파운드 당 정부가 28파운드의 세금환급금을 ‘매칭펀드’ 형식으로 자선단체에 추가제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스트 기빙(http://www.justgiving.com/)





모금전문회사 ‘(주)휴먼트리’ 이선희 대표는 크라우드 펀딩이 앞으로 우리 사회에 잘 정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눔과 기부가 하나의 ‘생활습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와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 합니다.

“영국 사례들이 다른 나라와 차별되는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가 바로 기부자와 수혜자 외에, 이들을 매개하는 ‘모금자(Fundraiser)' 코너가 있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자기 돈을 기부하는 데 그치지 말고, 시민이 직접 모금방법을 기획하고 진행상황을 누리집에 공유해 그성과를 단체에 기부하게 하는 것이죠. ’버진머니기빙‘ 같은 서비스는 이같은 모금자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교육,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을 전문으로 해 최근 화제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한국에도 이 같은 사례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어요. 맛있는 음식도 먹어 본 사람이 만들 줄 아는 것처럼, 어린 시절부터 모금과 나눔, 사회에 참여하는 습관을 길러줄 때, 먼 미래에 착한투자와 호혜, 협동의 사회적경제가 가능한 것 아닐까요?"



 

 

 

 

자전거 타기로 아이티 돕기 호소…하루만에 2억여원 모아 (2010.1.25)

영국의 7살짜리 소년이 아이티 이재민을 위한 모금에 나서 24시간 만에 13만6천파운드(약 2억5천만원)를 모았다고 영국 일간지 <미러> 인터넷판이 2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런던 서쪽 풀햄에 사는 찰리 심슨(7·사진)은 방송에서 아이티 이재민들의 참상을 보고 어머니에게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 어머니는 유니세프 자전거 타기 모금 활동에 참가하라고 권했고, 그는 동네 공원을 5바퀴 돌아서 500파운드(94만원)를 보내기로 했다.

찰리는 24일 자전거를 탈 테니 아이티 이재민을 위해 돈을 모아달라는 소망을 온라인 현금 기부 사이트인 ‘저스트기빙’에 올려놓았다. 이 사연이 언론에 소개되자 10∼20파운드의 소액 기부가 몰려 그가 자전거를 다 탔을 때에는 이미 5만3천파운드가 모였다.

           

             



'<크라우드펀딩 십계명>

1. 크라우드펀딩의 목적은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닌, 사람을 모으는 것입니다.

 소설 <상도>를 보면, 만상인 홍득주가 같은 만상으로, 흔히 우리에게 '거상'으로 알려진 임상옥에게 "장사란  이문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 라고 말합니다. 돈을 얼마나 벌까가 아니라
 "얼마나 사람들에게 이로울까?"를 생각하면, 나머지는 그저 따라옵니다.

2. 진솔하고 상세한 이야기

 사람들은 독심술을 쓰지 못합니다. 아무리 좋은 게 있다 하더라도,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이 없으면 잘
 모릅니다. 자세한 설명을 통해 공감을 얻어보세요!

3. 동영상, 이미지, 슬라이드 등의 다양한 도구 활용

 글보다는 시각적 효과가 더 임팩트있답니다.

4. 리워드(Reward)

 내가 편한 게 아니라, 받는 사람(후원자)가 "오, 이거 괜찮은데?"할만한 것을 설정해주세요.
 그래야 '주고 받는 금융'의 참 의미를 계속 살릴 수 있지 않을까요?

5. 소액 보상

 큰 금액을 후원하는 이들에 대한 합당한 보상도 중요하지만, 그와 똑같이 중요한 건 1천원~1만원 등의
 소액후원을 해도 제공받을 수 있는 보상입니다. 사람을 많이 모을 수 있으면, 그만큼 홍보효과도
 커지니까요.

6. 프로젝트 기간 동안의 소통

 꾸준히 내용을 업데이트해주세요. 사이버 상에서의 신뢰는 무한한 클릭과 키보드질로 시작됩니다.

7. SNS를 통한 전파

 프로젝트 성사에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겠죠?

8. 끝과 시작

 프로젝트의 성공은 곧 새로운 시작이고, 시작은 또한 다시 끝을 향해 달려나가겠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계속되는 소통은 프로젝트의 성공과 이에 대한 피드백, 아이디어와 사업의 번창과 확산을 뜻합니다.
 관계유지와 소통에 좀 더 신경을 써주세요.

9. 한번 실패는 병가지상사

 프로젝트, 매번 성공할 수 없습니다. 집단지성의 힘으로 "이게 필요하지 않다."라고 판단되어지면 펀딩은
 성사되지 않을 것이고, 프로젝트는 완료될 수 없겠지요. 하지만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피드백을 얻고 재도전을 한다면, 권토중래하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10. 다른 프로젝트에도 관심을 갖고 후원에 참여해 주세요.

 후원자 입장에서 다른 프로젝트를 보다 보면, 자신의 프로젝트도 후원자 입장에서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이 괜찮은 지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됩니다. 한번, 다른 프로젝트에 후원을 통해 소통하고,
 보상도 받아보는 건 어떨까요?

- <굿펀딩> 제공 -


글_ 이재흥 연구원(weirdo@makehop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