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보예 지젝(63)이 27일 오후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대중강연에 나섰다. ‘지금, 여기, 무엇을 할 것인가(What is to be done?)’란 제목으로 열린 강연에서 지젝은 오늘날 자본주의의 위기에 대한 분석과 함께 새로운 가능성을 향한 실천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지젝은 1940년대 말 할리우드 코미디 영화를 예로 들어 ‘없는 것’, 즉 부정이 정체성의 일부라는 점을 설명했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카페에 가서 ‘크림 없는 커피’를 주문했는데 웨이터가 “ ‘크림 없는 커피’는 없지만 ‘우유 없는 커피’는 있다”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그는 “물리적으로 봤을 땐 둘 다 똑같은 커피지만 무엇이 없는 커피냐에 따라 둘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무엇이 없느냐에 따라 정체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결국 지젝은 이 커피를 헤겔의 ‘총체성’ 개념을 빌려와 자본주의에 빗댔다. 그는 “헤겔의 총체성은 현상 너머 숨겨진 조화를 찾자는 게 아니라 특정 개념에 다양한 부정과 실패를 포함시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슬로베니아 출신의 세계적 철학자인 슬라보예 지젝이 27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정치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이어 “오늘의 자본주의를 총체성으로 바라보려면 ‘자본주의가 이상적으로 좋은 시스템이다’라고 묘사하는 것으론 충분치 않으며 자본주의 이면에 숨겨진 실패 지점들도 살펴봐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슬라보예 지젝 경희대강연, 자본주의시스템 실패와 문제의식…‘정치 위해 무엇을 할까’[CBC뉴스] 슬로베니아 출신의 세계적인 석학 슬라보예 지젝이 ‘정치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27일 서울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특강을 펼쳤다. 지젝은 강연을 통해 자본주의의 외연만을 볼 것이 아니라 함축하고 있는 본질을 봐야하며, 더 나아가 자본주의를 총체적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총체성’은 “자본주의의 이상적인 시스템으로서의 시선”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의 실패 지점”을 봐야 한다. 또한 이 자본주의의 실패는 단순히 인간의 탐욕과 부패 등을 탓하는 것으로는 만족스럽지 않으며, 자본주의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필연적인 시스템상의 문제를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젝은 자본주의의 실패를 언급하며, 애플사의 성공 이면에 감추어진 중국 폭스콘의 노동자 착취와 개발국가들의 아프리카 착취에 수반되는 기아 문제, 실직을 양산하는 자본주의의 문제 등을 예로 들었다. 폭스콘사의 CEO는 자신의 노동자들을 ’100만 마리의 동물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한국을 포함한 개발국가들은 아프리카의 비옥한 토지를 사들여 새로운 기아의 문제를 발생시킨다. 자본주의는 계속적으로 실직을 양산해 내며 부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런 자본주의가 내재한 시스템상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근본적인 실천”이 아닌 “저렴한 방법”으로 그 시스템을 유지시키려고 한다는 것이 지젝의 주장이다. 우리는 이런 현실의 문제에 냉철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우리가 정치를 위해 해야할 일이다. 지젝은 슬로베키아 출신의 철학자로 자본주의와 정치이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저술활동을 해 왔다. 그는 매트릭스에 대한 탁월한 분석으로 최근 큰 관심을 끈 바 있다. 그는월스트리트가 1000여 명의 시위대 앞에서 연설을 통해 월스트리트의 투기적 행태가 2008년 금융위기를 불러왔으며 사유재산을 날려버렸다면서 현존하는 자본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우리는 질문을 맞을 때가 올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었다. 또?자본주의의 종말을 상상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역사적으로 완전히 실패한 공산주의에서 ‘공공의 것’이 갖는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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