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지구가 얼마나 오염돼 있는지, 기후 변화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또 작은 실천으로 어떻게 어려운 환경을 극복해낼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환경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보자. 오충현 교수와 김택천 위원장이 전해주는 각양각색 '탄소 다이어트' 실천 방안.
●환경 생태 전문가 오충현 교수
'옥상 정원'으로 도시 생태계를 복원하자
동국대학교 환경생태학부 오충현 교수. 일요일이면 산에 오르고, 강의가 없을 때마다 옥상 정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그는 생태학을 전공하기 때문에 환경에 관해 전반적으로 관심이 많다. "마당에 있는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자갈을 깔고 식물을 심어 빗물이 땅속으로 쉽게 스며들게 했어요. 또한 담쟁이와 능소화를 심어 벽면을 식물로 녹화하고 있죠. 작은 부분이지만 이렇게 하면 여름에 훨씬 더위를 덜 느끼게 되고, 집 안 전체가 시원합니다." 처음에 담쟁이를 심고 콘크리트를 걷어낼 때만 해도 가족들은 반대를 했다. 하지만 마당에 식물이 자라기 시작하면서 도로변보다 마당 온도가 훨씬 낮고, 결국 집 안 전체가 시원해지는 것을 체험하고 난 후로는 가족 모두 왜 도시 지역에 녹화가 필요하고, 그것을 실천해야 하는지를 공감하고 있다.
▶01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현재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된다면 2040년경에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사과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될 정도로 기온이 올라간다. 2100년경에는 더 이상 스키장을 운영할 수 없게 될 것이며, 부분적으로 사막화 현상도 발생될 것으로 예측된다. 온실가스를 줄이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는 것. 일상생활에서 화석연료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곳은 수송, 산업용, 가정용 냉난방, 취사 순. 수송은 비행기, 승용차를 포함해서 우리가 움직이기 위해 타고 다니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지금 당장은 현실적으로 이것을 큰 폭으로 줄여나가는 것은 어렵지만 걷기, 자전거 타기, 대중교통 이용 등과 같은 방법으로 부분적이나마 온실가스 발생량을 줄일 수 있다.
▶02 옥상 정원은 도시를 식히는 녹색 지붕이라고 합니다. 연못이 있는 옥상 정원은 어떤 효과가 있나요?
식물을 심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목적 외에도 여가 공간 제공, 야생 동식물의 서식 공간 확보, 경관 개선 등이 대표적인 효과이고, 물 순환 환경도 회복시킨다. 도시는 많은 지역이 콘크리트 건물과 포장도로로 되어 있어,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방해한다. 그래서 지하수위가 내려가고, 도시의 습도는 낮아지게 되어 도시 열섬 현상의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은 도시 지역의 잘못된 물 순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토양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인공지반을 조성해야 한다. 인공지반 토양의 두께만큼 토양이 빗물을 포함하게 되어 대기 중의 수분 함량이 높아지고, 비가 내릴 경우 빗물이 바로 하천으로 유입되지 않아 도시 홍수를 예방하는 등의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다.
▶03 모든 옥상에 연못을 들일 수 있나요?
옥상에 연못을 만들기 위해서는 옥상이 견뎌낼 수 있는 하중과 방수 문제를 같이 고려해야 한다. 옥상 정원을 만들 수 있는 곳이라면 일반적으로 수심 10㎝ 정도 되는 작은 연못을 조성할 수 있다. 단, 방수 처리가 중요하다.
▶04 나무를 심으면 어떤 효과가 있나요?
일반적으로 잘 자란 30년생 나무 한 그루는 10~30㎏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시 지역에 심으면 도시 기온이 내려가게 되어 냉난방 에너지, 특히 냉방 에너지의 사용이 적어져 나무 자체가 지니는 이산화탄소 흡수 효과보다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된다. 또한 도시 지역에 나무가 자라면 이들이 생물 서식지 역할을 하게 되어, 도시를 떠난 새와 곤충을 다시 도시로 불러들여 사람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05 사무실을 녹색 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시나요?
연구실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금하고 있다. 종이컵 대신 개인 머그잔 이용, 이면지 재활용, 스테이플러 대신 클립 이용하기, 코팅 안 하기, 불필요한 조명 끄기, 배달된 우편봉투(대봉투)를 재활용하여 폴더로 이용하기, 금연 등을 모두 생활화하고 있다. 가정에서 에너지 효율이 낮은 전등을 효율이 높은 전등으로 교체하는 작업은 바로 실천할 수 있다. 사무실이 아닌 가정이라면 전기 커피포트, 냉온수기 등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린 스타트 네트워크' 김택천 운영위원장
지금 정부는 '친환경 다이어트' 중
녹색성장을 통한 저탄소 사회 구현을 실현하는 '그린 스타트 운동'의 운영을 맡고 있는 김택천 총장. '지구를 하나의 큰 집'이라고 말하는 그는 최근 온실가스를 줄이는 실천 방안으로 자전거 타기 운동부터 도심 녹지 조성까지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중 최근 이슈가 되는 것이 '탄소 다이어트 프로그램'. "한국이 1년에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5억9천만 톤입니다. 서울과 부산을 7번 왕복하면 이산화탄소 1톤이 발생되니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을 겁니다. 가정은 물론 정부와 기업 모두 에너지 절감과 탄소 다이어트에 관심을 가질 때가 온 것이죠." '그린스타트 운동'에서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가정부터 기업까지 다양한 실천법을 제시한다. 모두 동참하면 녹색 지구를 만드는 일을 어렵지 않은 것.
▶06 자전거 타기 운동 활성화
경남 창원시는 '자전거특별시 추진전략'을 수립하여 제도적 장치와 시민들의 활발한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자전거 교통 공원을 조성하고 특색 있는 자전거도로도 정비하며, 더불어 자전거 무료 대여소도 확대 운영하고 있다. '시민 자전거 타는 날'을 지정, 운영하여 2020년까지 자전거 교통 분담률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 서울 송파구는 자전거주차장과 자전거도로 등 인프라를 갖추고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자전거 무료 수리센터를 마련하는 등 시민들이 편리하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자전거 이용자에 대한 다양한 인센티브(스포츠센터 수강 및 입장료, 음식값, 물품 구매대금, 교통 유발 부담금 등 할인)도 확대 제공할 예정이다.
▶07 탄소 발생 줄이는 에너지 자립형 마을
광주시 신효천 마을 태양광 주택 마을 전체가 위생매립장 건설로 인해 이주하면서 새롭게 마을을 조성하게 된 신효천 마을. 64가구가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해 연간 28.7톤의 에너지를 생산한다.
제주 동광리 그린빌리지 태양, 바람 등과 같은 재생 가능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제주는 그린빌리지 사업을 추진. 전기 사용량에 따라 각 집마다 2.1kw, 2.8kw, 3kw급의 태양열 발전기를 설치해주었다. 2005년 1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태양광 발전으로 대체된 전력은 73.2%에 해당한다.
동탄 신도시 친환경 대중교통 중심의 토지 이용 계획,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 고효율 건축물 등 탄소 중립형 도시 구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차량 운행을 줄이는 대신 자전거 전용 차로를 건설하고 임대 자전거 제도를 도입하여 자전거 교통 분담 목표를 20% 이상 늘렸다. 지열을 이용한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 등 신재생 에너지 시범마을과 동사무소, 도서관 등 공공시설물에 공공디자인 개념을 적용한 에너지 절약형 건축물을 조성할 계획이다.
▶08 아낀 만큼 되돌려 받는다, 탄소 마일리지
탄소 마일리지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서울시를 비롯한 각 지자체에서 만든 제도. 개인이나 법인에 대해 전기, 수도, 가스 등의 에너지 표준 사용 기준량을 정해놓고 그보다 적게 쓰면 절약한 양만큼 마일리지를 지급하는 것이다. 세제 감면과 더불어 친환경 상품권 및 대중교통 이용 등에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가 지급된다. 아직은 시작 단계라 미흡한 부분도 많지만 향후 활성화할 계획. 마일리지 적립을 원할 경우 인터넷 사이트 'http:// co2.seoul.go.kr'에 기본 정보를 입력하고 매달 전기, 도시가스, 상수도 등의 사용량을 입력한다.
▶09 탄소 배출량 표시제
제품을 구입할 때 가격을 비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꼭 체크할 것. 제품 생산, 사용,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소비자에게 공개하는 '탄소 성적 표시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 제품별 온실가스 배출량
1 코카콜라 페트병(500ml) 0.164kg=1.4km(자동차로 1.4km를 주행한 것과 같은 배출량)
2 두부 포장용기 0.279kg=2.3km
3 햇반 용기 0.383kg=3.2km
4 샴푸(800ml) 0.484kg=4.2km
5 과자 한 봉지 0.25kg=2km
※ 탄소 발자국이란?
탄소 발자국은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말한다. 산림청이나 유한킴벌리 등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탄소 계산기'가 있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배출하는 탄소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측정할 수 있다. 전기세, 수도세, 도시가스료 등을 입력하면 우리가 배출하는 탄소 총량을 알려주고 이를 없애기 위해 심어야 하는 나무 수를 표시해준다. 녹색연합 탄소 발자국 계산기(http://safeclimate.greenkorea.org), 유한킴벌리 우리숲(www.woorisoop.org) 사이트에서 계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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