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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분권이다]- 경남도민일보

시민, 그리고 마을/지역자치분권운동

by 소나무맨 2018. 5. 2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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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동시 개헌 무산됐다고 지방분권 손놓나?"

[이제는 분권이다] (18) 자치행정권
이시원 교수 '법 개정'주장…지방자치, 2할 자치에 불과, 지방일괄이양법 제정 필요
정부는 도, 도는 시·군에 부단체장 파견하는 실태…박완수 "지방분권 막아"

이일균 기자 iglee@idomin.com 2018년 05월 21일 월요일
             

6·13지방선거 동시 개헌이 무산됐다고 지방분권에 손을 놓을 건가?

입법권과 재정권 등 지방분권 촉진에 '키'를 거머쥔 헌법 개정이 물 건너가면서 전국은 물론, 지역 분권운동이 돌연 잠잠해진 건 사실이다. 경상남도지방분권협의회와 경상남도자치분권자문단 등 도청 민·관기구와 지방분권경남연대 같은 시민단체가 동시개헌 무산에 대해 단 한마디 성명서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대해 "지방선거 동시개헌 무산됐다고 모든 게 끝난 건 아니다"고 일갈하는 이가 있다.

경상대 행정학과 이시원 교수는 "헌법이 안 되면 법 개정이라도 해서 지방분권을 진전시켜야 한다. 국회에서 '국가사무 지방일괄이양법'을 통과시키면 자치사무와 조직 측면에서 자치행정권이 대폭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흔히 우리나라 지방자치를 '2할 자치'라고 표현한다. 중앙정부 권한에 속하는 국가사무가 80%를 차지하고 자치단체가 처리할 수 있는 자치사무는 20%에 불과하다.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재원을 이루는 지방세 비율도 20%에 불과하다."

이시원 경상대 교수. /경남도민일보 DB

앞서 이 기획에서 자치입법권과 자치재정권에 대해 알아봤다.

오늘 알아볼 자치행정권에는 자치재정권이 포함된다. 행정을 하는 데 필요한 돈을 운용하는 게 재정이니 당연하다. 그만큼 자치재정권이 지방자치의 핵심이기에 별도로 먼저 썼다.

여기서는 자치행정권 중 주로 자치사무와 자치조직·인사의 영역을 다룬다.


자치사무

자치사무가 뭔가?

지방자치가 제대로 되려면 우선 일과 돈이 보장돼야 한다. 지방자치단체가 할 일을 보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주변의 도청, 시·군청 공무원은 어떤 업무를 할까?

박근혜 정부 지방자치발전위원회는 2014년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에서 국가 사무, 시·도 사무, 시·군·구 사무 등을 모두 합한 국가 총 사무 수를 4만 6005개라고 밝혔다. 당시 자료에는 국가사무와 자치사무를 배분했다.



△국가사무 - 지자체 간 조정·통합·평가 사무, 국민 안전과 관련한 통일적 대응 업무, 국제협약, 국민 최저생활 보장 등 국민 기본 권리와 관련한 사무, 국토이용 및 국가균형발전 기반구축 사무.

△시·도 사무 - 시·군·구 간 조정 사무, 지방하천 수계관리·광역상수원 관리, 구제역검사·수질대기 오염 정도 등 전문성을 요하는 사무, 지방도로 건설 등 사무처리 효과가 광역단체에 영향을 미치는 사무.

△시·군·구 사무 - 주거환경 개선사업, 경관계획 수립, 문화·관광분야 해설사 선발·관리 등 지역특성에 따른 업무, 어린이놀이시설 안전진단·의료기기 수리업 신고 폐업 등 시·군·구 한정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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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그중 지방자치단체에서 처리되는 사무는 20%에 해당하는 자치사무와 8.3%에 해당하는 위임사무"라며 "지방자치 부활 후 20년 동안 역대 정부를 거치면서 지방이양을 확정한 사무는 3100여 건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 이양이 완료된 것은 1980여 건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자치행정권이 강화되려면 자치사무 비중과 범위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 국가사무를 자치사무로 대폭 전환하기 위해서는 '국가사무의 지방일괄이양법'이라는 형식의 입법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본질적 개선책으로서 개헌이 지연되고 있지만, 국회 차원의 법률 개정으로 이룰 수 있는 진전이다.

자치조직권

자치조직권은 또 뭔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특성에 맞게 조직을 만들고 인력을 편성하는 권한이다. 단체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조직을 자치단체가 스스로 설치하거나 폐지할 수 있는 권한이다.

문제는 그럴 권한이 없다는 것이다. 인구수에 따라 시·도별 행정기구와 정원을 제한하는 대통령령에 의해 제약을 받는다. 현안사업에 따라 한시기구를 설치할 때에도 행정안전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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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자치조직권의 핵심적 문제와 개선책을 정리했다.

첫째, 지자체 기구 설치에 관한 일반 요건을 대통령령으로 정하고 있다. 자치단체 간 통일성과 기구 난립을 막기 위한다는 목적이다. 반면 지자체는 법령이 아니라 자치단체 조례로 규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한다.

둘째, 일정 직급 이상(시·도는 3급, 시·군·구는 5급)으로 임명하는 한시기구와 소속기관 설치는 행정안전부 장관과 협의하게 돼 있다. 정부는 자치단체 인사운용 수단이 변질될 수 있고, 한번 만들면 상설화되는 부작용이 있다는 이유를 내세우지만, 자치단체는 한시기구 설치 사항을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입장이다.


셋째, 정원 관리도 정부와 지자체 입장이 다르다. 행안부는 2014년부터 기준인건비를 도입해 자치단체 여건에 따라 기준인건비 1~3% 범위에서 증원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재정여건이 열악한 지자체는 비현실적이고 불합리하다.

또, 지자체 행정기구 직책별 직급 기준을 대통령령으로 명시하고 있는데, 지자체는 자치단체 실정에 맞게 직급 가이드라인을 조례로 정할 수 있게 해달라는 입장이다.

다른 쟁점

사무관부터 창원시장까지 30년 이상 지방행정 경험을 갖고 있는 박완수 의원은 시·군 입장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도가 각 시·군에 파견하는 시·군 부단체장 관행은 잘못됐다. 당연히 기초단체장이 부단체장 임명권을 갖고 있다. 도지사가 갖고 있는 게 아니다. 그런데 관례적으로 도에서 부단체장을 받고 있다. 관선시대부터 이어지는 관행이다. 당연히 철회돼야 한다."

박완수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경남도민일보 DB

이 문제는 중앙정부가 각 시·도 부단체장을 국가직으로 사실상 파견하는 현실과 연동돼 있다.

국정 통합성과 국가위임사무 수행, 인사교류 활성화 측면에서 정부는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자체는 현행 지방자치법에 규정돼 있는 부단체장 정수를 늘리고, 지자체가 조례에 따라 자율로 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 의원은 또 "총액인건비제에 따라 시·군에서 '과'까지는 만들 수 있다. '국' 단위는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부가 총액인건비나 전체 인력 수만 통제하고 나머지는 기초단체장에게 일임해야 한다. 채용도 지금은 광역단체 위주로 공모하고 충원하고 있다. 이 점도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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