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최악의 메가시티에서 데이터 시티로 변신 중
주목할 만한 스마트시티 '뉴욕'
[테크M = 김태환 기자] 세계의 수도로도 불리는 뉴욕은 그 크기만큼 환경, 범죄, 교통 등의 분야에서 심각한 문제들로 골머리를 앓았다. 쓰레기 배출과 자원 이용량은 세계 광역 도시 중 가장 많은 반면 치안 등은 최악의 수준이었다. 이에 뉴욕시는 기술을 활용해 도시 환경을 개선한다는 목표아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방향은 데이터 시티로의 변신이다. 이를 통해 지저분한 도시 환경을 개선한 것은 물론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보고 있다.
생활 환경 개선 위해 스마트시티 전략 추진
캐나다 토론토대 크리스토퍼 케네디 교수(산업생태학)가 이끄는 연구팀이 전 세계 27개 메가시티의 에너지와 물 자원 이용 및 쓰레기 배출 정도를 조사한 결과 2015년 기준 뉴욕시는 1인당 에너지와 물 사용, 쓰레기 배출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다른 메가시티와 인구는 비슷한데도 쓰레기 배출량은 2배에 달했다. 쓰레기배출량에서 2위를 기록한 멕시코시티는 뉴욕과 인구는 비슷하지만 배출량은 1200만톤으로, 뉴욕(3300만톤)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비효율적인 에너지 사용과 더불어 도시 운영 측면에서도 뉴욕은 많은 문제들을 노출했다. 뉴욕 지하철은 세계에서 가장 더러운 것으로 유명했고 ‘할렘가’로 대표되는 치안 문제도 뉴욕시 당국을 괴롭혔다. 뉴욕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ICT 기술에 기반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가시적인 성과도 보여주기 시작했다. 뉴욕시는 2016년 스마트시티엑스포세계총회(Smart City Expo World Congress)에서 최고의 스마트시티로 선정되는 반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총회 측은 뉴욕시를 최고의 스마트시티로 선정한 것과 관련해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실질적인 혜택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이 IT투자에 나선 것은 오래전의 일이다. 90년대부터 뉴욕은 IT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뉴욕 경찰은 IBM과의 협력을 통해 1994년 ‘콤프스탯(Compstat)’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 프로그램은 수십 년간 쌓아온 범죄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이 분석해 범죄 가능성을 판단한다. 분석된 자료는 매일 오전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을 각 경찰서마다 확률로 알려준다. 콤프스탯 도입 전 뉴욕시는 한 해 1900여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했지만, 2015년 기준 352건으로 현저히 감소했다.
최근 뉴욕시와 뉴욕 경찰은 범죄분석 시스템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리얼타임 크라임센터(RTCC)를 설치했다. RTCC는 도시 내 CCTV와 각종 범죄정보들을 수집해 분석하고, 특정 사건 용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을 추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센터 내부에는 마치 교통관제센터처럼 모니터 수십개가 각종 정보를 조회하며 15~20명의 경관이 데이터를 분석한다. RTCC에서는 ▲시민 기본 정보 ▲체포 기록 ▲교통법규 위반 기록 ▲범법자 문신 기록 ▲특징적인 걸음걸이에 관한 사항 등 24개 분야의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피자가게를 턴 강도의 목에 새겨진 문신을 확인한 뒤 RTCC 센터에서 문신 데이터베이스를 확인해 범인을 잡은 사례도 있다고 뉴욕경찰은 밝혔다. 센터 설립 이후 뉴욕의 7대 중범죄 발생빈도는 3년새 25.7% 감소했다는 통
계가 나왔다.
계량화 커뮤니티 프로젝트 눈길
뉴욕시는 도시 통합 관제와 환경 개선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빅데이터 활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계량화 커뮤니티(Quantified Community)’ 프로젝트도 시범으로 진행 중이다. 계량화 프로젝트는 대상 구역 곳곳에 수천 개 센서를 설치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해 관제에 활용하는 것이 골자. 수집되는 데이터 종류는 보행자 및 교통량, 수질, 에너지 생산 및 소비, 주민들 건강 상태와 활동량 등을 아우르고 있다. 수집된 정보는 AI 알고리즘을 통해 바로 분석되고 다양한 분야 시스템 관제와 제어에 활용된다.
예를 들어, 특정지역 에너지 사용량이 늘어나면 간이발전소를 설치해 에너지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 어떤 지역의 교통량이 급증했을 때는 운전 중인 시민들에게 스마트폰으로 우회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뉴욕시는 2009년부터 세계 최대 규모 자동원격검침(AMR, Automated Meter Reading)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수도, 전기 관련 81만개 규모의 센서를 설치하고 중앙 관제 센터로 데이터를 전송, 누수와 에너지 낭비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AMR은 개별 사용자가 보유한 계량기가 에너지 사용량을 옥상에 있는 수신기로 보내고, 수신기는 이 정보를 다시 중앙통제센터에 보내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가정은 하루에 4번, 사업자나 공장 등은 시간 단위로 최신 사용정보를 중앙센터로 보낸다. 이를 취합해 요금을 산정하고 고지서를 발급하며, 누수를 탐지해 고객에게 통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뉴욕시는 오래된 트롤리버스 터미널 지하를 재설계해 세계 최초의 지하공원인 ‘로우어라인 랩’을 설치했다. 이 공원은 특수 광학장비를 활용해 낮 시간 동안 태양광 에너지를 축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하수를 끌어올려 식물들이 광합성을 할 수 있도록 한다.
공원에선 3000종 이상의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시민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뉴욕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시 와이파이네트워크 ‘링크NYC’도 구축했다. 뉴욕시는 5개 자치구에 흩어져 있는 7500개 이상의 공중전화를 링크스(Links)로 불리는 핫스팟(Hotspot)장소로 개조했다. 핫스팟에서는 무료 전화통화와 더불어 기가바이트(GB) 속도로 무료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뉴욕시에 대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으며 휴대기기 충전도 가능하다.
[테크M = 김태환 기자(kimthin@techm.kr)]
세계 각국 스마트시티 열기 확산...왜 싱가포르를 주목하나 (0) | 2018.05.04 |
---|---|
美 시카고, 공공 데이터 활용 편해지니 스마트시티 생태계 확산 (0) | 2018.05.04 |
런던 스마트시티가 수장 바뀌어도 지속 가능한 이유 (0) | 2018.05.04 |
암스테르담, 시민 참여 속 스마트시티 플랫폼으로 진화 (0) | 2018.05.04 |
"모든 것은 데이터로 통한다...빅데이터가 스마트시티 역량 좌우” (0) | 2018.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