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숲해설가

숲에 관하여/숲, 평화, 생명, 종교

by 소나무맨 2015. 6. 10. 16:01

본문

 

 

 

숲해설가

 

직업의 세계 / 고용·노동 사설/칼럼

2012.11.01. 10:24

복사 http://blog.naver.com/molab_suda/30150511201

전용뷰어 보기






프로방스 지방의 어느 고원지대. 마을은 사람들의 분별없는 욕망으로 폐허가 됩니다. 나무를 마구 베어 거친 바람만 불어대는 살벌한 땅. 이 황량한 땅에 매일같이 나무를 심은 양치기가 있습니다. 이 한 사람의 외롭고 헌신적인 노력으로 숲은 맑은 강물이 흐르고, 새들이 지저귀는 생명의 땅으로 되살아납니다.
1953년 미국 잡지 <리더스 다이제스트(Reader’s Digest)>지에 처음 발표된 후, 1954년 미국의 <보그(Vogue)>지에 의해 <희망을 심고 행복을 가꾼 사람>이란 제목의 책으로 처음 출판된,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길지 않은 이 이야기는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 자연파괴와 전쟁이라는 인간의 어두운 면과 그 속에서도 묵묵히 희망을 발견하여 노력하는 한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주인공 ‘부피에’가 숲을 생명의 땅으로 되살려낼 수 있었던 건 숲을 살아 있는 생명체로 봤기 때문일 겁니다. 숲 속에 사는 나무, 곤충, 새 하나하나가 모두 숨을 쉬고, 말을 하는 생명체라고 여겼기 때문이겠죠.
지금 시대, <나무를 심은 사람>의 주인공 ‘부피에’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은 누굴까요? 산림청 관계자? 식목일날 빼먹지 않고 나무를 심는 여러분? 틀린 답은 아닙니다. 다만, 숲을 찾는 이들에게 다양한 숲 이야기를 선사하는 주인공, 숲해설가를 빼먹으면 서운할 것 같습니다. 산림의 중요성이 여러모로 강조되는 때 숲해설가는 사람들에게 숲의 가치를 알리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과 숲의 만남을 주선하는 이들, ‘숲해설가’의 세계를 만나볼까요?




[한국고용정보원, 2011 신생 및 이색직업 생생한 인터뷰 中]

 

 

 

 




Q: 숲해설가가 하는 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 삼림욕이 건강에 좋단 이야기들을 많이 하죠? 그래서인지 산이나 공원, 수목원 등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저는 숲을 찾는 분들에게 숲과 자연생태에 대해 설명해주는 일을 하고 있어요. 무엇을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가 아니라 자연에서 느낄 수 있는 상황들을 알려주고 스스로 찾아내어 관찰할 수 있게 도와주죠. 숲 속에 사는 동식물과 곤충들이 자연 그리고 사람과 어떻게 관련을 맺는지를 설명하면서 숲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Q: 주로 ‘강의’가 중심이 되는군요. 숲에 대한 지식이 많아야 할 것 같아요.
A: 맞아요. 숲해설을 제대로 하려면 사전조사와 사전지식이 필수적입니다. 미리 현장을 탐사하는 것은 기본이고요. 해설을 듣는 대상자가 누군지 분석해 그들에게 맞게 교재를 기획, 제작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해설 시간이 단 몇 시간이 될지라도 사전작업은 정말 꼼꼼하게 해야 하죠. 사전작업이 며칠 걸릴 때도 있지만 길게는 몇 달이 걸릴 수도 있어요. 그밖에 평소 숲해설과 생태환경에 대한 공부나 연구를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Q: 어떤 계기로 숲을 공부하고 숲해설가로 활동하게 되었나요?
A: 이 일을 하기 전에는 의류 관련 일을 했어요. 그 일을 그만두고 문화센터에서 여러 분야의 수업을 듣던 중에 우연히 ‘생태안내자과정’을 알게 됐어요. 숲해설가협회에서 진행하는 강의였죠. 이 수업을 들으며 생태계의 신비와 중요성을 깨닫게 되면서 점점 더 관심이 커졌어요. 그때 그 과정을 함께 들은 사람들끼리 만든 동아리가 2009년에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된 ‘생태환경연구회 청미래’입니다.
이후 매년 정기 심화교육을 포함해 관계기관에서 여는 다양한 교육에 참여하고,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함께 전국의 산야를 다니며 숲과 습지, 갯벌 등 우리나라 사계절 생태계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2005년부터는 프리랜서 숲해설가로 서울시숲속여행 프로그램의 ‘양천구 숲속여행’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생태환경연구회 청미래’의 생태환경해설가로 활동하면서 가족단위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 숲해설 프로그램과 어린이 환경교육 프로그램 등도 하고 있어요.




Q: 숲해설가로서 느끼게 되는 일의 매력을 꼽는다면?
A: 제가 만나는 분들은 숲과 자연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세요. 이런 분들은 대부분 자연을 많이 닮았죠. 좋은 분들과 함께 일하니 마음도 잘 통하고 늘 자연을 벗 삼아 일하다보면 스트레스가 없어요. 바로 이런 점이 이 일의 가장 큰 매력이죠.


Q: 숲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일하면서 겪게 되는 특별한 경험은 없나요?
A: 일을 하면서 재미있는 버릇이 생겼어요. 일단, 제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의인화 시켜서 대화하는 버릇이에요. 사계절이 지나는 동안 숲 바닥의 이끼, 버섯, 키 작은 풀들과 그 풀들 사이에 사는 작은 곤충들, 그리고 숲을 멋진 그림으로 만들어주는 나무, 숲을 가로지르며 날아다니는 새들까지 모든 생명체들이 새롭게 보입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살아숨쉬고 변화하는 생태계를 궁금해하는 분들에게 제가 가진 지식을 나눠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이 큽니다.


Q: 자연 속에서 일하지만 밖에서 주로 일하기 때문에 힘든 점도 있을 것 같아요.
A: 글쎄요…. 감히 말씀드리자면 없습니다. 숲해설가로 활동하면서 행복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만큼 이 직업에 만족합니다. 물론, 날씨가 너무 덥거나, 추울 때도 있고,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의견충돌이 있을 때도 있어요. 하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것이 저를 힘들게 한 적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집안에서 힘든 일이 있다가도 현장에 나가면 모두 잊어버리고 에너지를 얻고 돌아오죠. 다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숲에 대한 전문가로서 인정을 받고 싶어요. 같은 일을 하는 모든 선생님들이 적절한 대우를 받고 진정한 숲해설가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Q: 일을 하면서 정말 즐겁다, 하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A: 일을 할 때는 항상 보람으로 가득합니다. 숲해설을 들으러 오는 분들은 어린아이부터 어른들까지 정말 다양해요. 남녀노소 구분 없이 여러 사람들이 숲속여행을 하면서 놀라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즐겁습니다. 특히, 한번 찾아오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제 해설을 들으러 숲을 찾아오는 탐방객을 만날 때는 더욱 더 보람을 느낍니다.


Q: 기억에 남는 탐방객이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A: 3년 전부터 꾸준히 해설을 들으러 오는 어린 탐방객이 있어요. 지금은 초등학교 3학년이죠.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저를 찾아와서 숲에 대해 묻고, 공부를 했던 친구였어요. 매번 저와 함께 숲속여행을 하는데 지금은 거의 준전문가 수준으로 숲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어요. 이 친구의 꿈은 생물학자가 되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숲을 찾아서 제 해설을 듣고, 자신의 꿈을 키우는 친구들을 보면 더 큰 책임감이 생깁니다.


Q: 숲해설가를 꿈꾸는 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A: 이 일을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고 접근하면 힘들 수도 있어요. 우선은 숲을 많이 보고 사랑하는 마음을 키웠으면 합니다.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일도 중요하겠죠.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숲해설을 듣는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서 그들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입니다. 그런 마음가짐과 전문적인 지식까지 가지고 있다면 이 일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