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 ||||||||||||
데스크의 주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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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각박한 대한민국에서 요즘 따뜻한 한 편의 영화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진모영 감독의 시나리오 없는, 다큐멘터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이다. 입소문으로 시작된 이 영화는 메인 극장가를 점령하며 하루 관객 동원 24만명을 기록,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작품성 하나만으로 관객들을 끌어모은 영화는 4~50대 관객을 영화관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또 수백억원대의 제작비를 투입한 ‘인터스텔라’나 ‘엑소더스: 신들의 왕들’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상영되고 있지만, 관객 점유율에서 우위를 보여주고 있어 더 화제다. 제작 비용 대비 수익 비율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게 될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영화를 단순히 투자 대비 수익으로만 들여다볼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눈을 떼기 어려운 화려한 스크린 천지에서 앵글 하나만으로 담박하게 보여주는 화면은 현대인들이 문명의 이기 속에 얼마나 기계화되어가고 있는지를 각도 하나로 증명한다. 그리고 다소 촌스럽고 뻔할 것 같은 영화는 일상으로 뛰어들어 움직인다. 그중에서도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대부분 간과하는 ‘늙은 삶’의 문제로 다가간다. 부부의 연을 맺은 지 70년이 훌쩍 지난 늙은 부부의 집을 배경으로 나이만큼이나 적적한 시골생활이 펼쳐진다. 주름 가득한 노부부가 과거와 현재를 회상하는 순간순간은 모든 대한민국 부모의 자화상을 보는 듯 가슴 저릿하다. 병들고, 쇠약해진 몸을 건사하며 느리게 살아가는 노부부지만 무거움만 있는 것은 아니다. 10대 소년·소녀처럼 장난기가 발동해 눈싸움도 벌이고, 건강을 기원하며 첫눈을 나눠 먹고, 진달래꽃을 따러 산에 오르고, 국화꽃을 선물하며 웃음을 선사한다. 별스럽지 않은 일상과 세파를 헤쳐온 소시민의 삶이 화면 속에 잘 버무려져 소박하면서도 아름답다. ‘늙은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그렇다고 감독은 무엇을 애써 보여주거나, 애써 연출하지 않았다. 98세 할아버지와 89세 할머니를 주인공으로 삼은 의도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나도록 고도의 연출을 하고 있을 뿐이다. 가공하지 않은 삶의 문제가 던지는 화두는 그래서 더 빛이 난다. 본격적인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늙음’이 사회문제로 부각된지 오래다. 누구도 어쩌지 못하는 ‘시간’앞에 개개인들은 ‘어떻게 살 것인갗라는 자문의 화두를 던지고 있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더 묵직한 화두가 되어 불안의 그림자를 끌고 돌아온다. 경제적으로 궁핍할까 불안하고, 건강하지 못해 자식에게 누가 될까 불안하고, 쓸모없는 사람이 될까 불안하다. 무엇보다 살아가는 기본 조건인 의·식·주가 불안하니 세상은 더 각박하다. 있는 사람은 있는 대로, 없는 사람은 없는 대로 불안한 게 지금의 현실이다. ‘벌어도 불안하고 안 벌어도 불안하다’는 어느 직장인의 한탄이 남의 일만은 아닐 것이다. 영화 장면 하나하나가 관객들에게는 다가올 미래를 조심스레 엿보는 시간이었으니 말이다. 긴 수명이 재앙이 될 것이란 말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사회 구성원을 사회적 비용으로 환산했을 때 고령인구는 셈법상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수명이 길어지면서 의학과 문명의 눈부신 발달 이면에는 사회가, 지구가 늙어가는 문제에 봉착할 것이란 분석이다. 늙음에 대처하는 자세를 모두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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