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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자본론---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학 교수

정치, 정책/미래정책과 정치 전략

by 소나무맨 2014. 6. 1.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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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자본론 오류 투성이?

FT "소득 불균형 심화 근거
잘못 계산·의도적 재구성"
피케티 "자료 방대해 조정
결론엔 문제 없다" 반박
서울경제 | 뉴욕 | 입력 2014.05.25 17:35
이른바 '피케티 신드롬'을 불러온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44·사진)의 저서 '21세기 자본론'이 오류 논란에 휩싸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경제담당 에디터인 크리스 길스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주말판에서 "피케티가 '21세기 자본론'에서 소득 불균형 심화라는 결론의 근거로 제시한 자료 여러 곳에서 문제가 발견됐다"고 비판했다.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는 이 책에서 지난 300년간의 유럽과 미국 경제지표·세금 통계를 분석해 '경제발전이 빈부격차 해소를 이끈다'는 주류 경제이론의 허구성을 실증적으로 입증해냈다.

 

 

577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3월 출간 이후 아마존에서 20만부 이상 팔렸고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등에게 '올해 가장 중요한 경제학 서적'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특히 그는 소득 불균등의 해결책으로 최상위 1% 부유층에게 최고 80%의 소득세율 부과, 글로벌 부유세 도입 등을 주장해 논쟁의 한복판에 섰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그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소득 재분배 등에 관한 조언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FT는 "피케티가 온라인에 올린 연구 결과의 엑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원천자료가 잘못 계산되거나 의도적으로 재구성됐다"며 "심지어 일부 숫자는 원천자료의 출처조차 없었다"고 밝혔다. 가령 아무런 근거도 없이 1970년 미 소득 상위 1%의 자산비중에 2%포인트를 더하고 1870년 영국 상위 1%의 자산비중에 같은 포인트를 더해 상위 10%의 자산비중을 계산했다는 것이다.

또 FT는 피케티가 인구규모가 전혀 다른 프랑스·영국·스웨덴에 가중치도 두지 않은 채 각각 분석한 뒤 유럽 전반의 소득 불균형이 심화됐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FT는 "오류를 수정했더니 1970년대 이후 유럽에서는 소득격차가 확대되지 않았다"며 "여러 데이터 오류는 소득 불균형 심화라는 핵심 내용을 밑동부터 무너뜨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피케티는 "부동산 세수 통계, 희귀 자산과 소득세, 주택 소유주의 심리상태 등 매우 다양하고 이질적인 원천자료를 활용했기 때문에 일부는 조정이 필요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역사적인 자료는 손질할 수 있으며 미래에도 그럴 것"이라며 "(소득 불균형 심화라는) 연구 결론이 (새로 나오는 자료에 의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대다수 경제학자들은 "피케티가 일부 원천자료를 손질했더라도 오류로 볼 수 있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고 연구 핵심 내용까지 부정하는 것은 더 큰 비약"이라고 말한다. 경제학자인 저스틴 울퍼는 "FT의 지적 내용이 명백한 실수인지, 경제학자의 재량 사항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서로 다른 여러 국가에서 수천 개의 과거 자료를 인용하는 방대한 연구에서 일부 오류는 피할 수 없고 이해할 만하다"며 "FT의 지적이 피케티의 연구 결론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FT의 지적으로 피케티가 학문적 결함 논란에 휩싸였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상처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다. 또 피케티를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신보수주의 경제학자들의 현미경 검증 아래 놓이게 되면서 논쟁도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 긴축론자인 하버드대의 카르멘 라인하트와 케네스 로고프 두 교수도 2010년 함께 쓴 논문이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자료를 잘못 분석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 재정 확대론자인 크루그먼 교수 등과 입씨름을 벌이기도 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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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케티 미국을 사로잡은 책 '21세기 자본론'

박해송 기자  |  bloom747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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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18  2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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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한 경제학 교수가 쓴 서적 한권이 미국을 거대한 논쟁의 도가니로 밀어넣고 있다.

프랑스 태생으로 오랫동안 경제불평등 문제를 탐구해온 토마스 피케티(42) 파리경제대학교 교수의 신작 '21세기 자본론'이다. 

이 책은 지난 3월 미국에서 출간된 지 한 달여 만에 8만여부가 팔렸고 인터넷서점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프랑스 학자가 쓴 책인 데다 700여쪽 분량의 학술서라는 점에서 매우 특이한 문화적 현상으로 불리고 있다. 이 책을 펴낸 하버드대 출판사는 첫해 연간 판매량에서 101년만에 최고 기록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책의 요지는 의외로 간단하다. 피케티는 300년간 20여 주요국의 과세 자료를 분석해 경제 불평등은 자본주의의 피할 수 없는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돈이 돈을 버는 속도가 노동으로 버는 소득 증가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이다. 

그는 “주식 부동산을 소유한 자본가들의 수익률이 항상 경제성장률을 초과해왔기 때문에 월급생활자와의 격차는 점점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저자는 “자본주의는 참을 수 없을 만큼 터무니없을 정도로 불평등의 상황을 초래할 것이고, 또한 우리가 살고 있는 민주사회의 근간이 되는 가치를 송두리째 흔들어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피케티는 상위 1%에 부가 집중되면서 21세기 사회가 부가 세습되던 19세기의 자본주의로 회귀하고 있다고 우려한다.그는 책에서 글로벌 부유세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각국 정부가 공조해 자본가들에게 글로벌 세금을 징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소득자에게 최대 80%의 누진세와 상속세를 중과하고 부유층의 토지·주택·특허·금융자산 등 자산 전체에 매년 최고 5~10%의 글로벌 총자산세를 물리자고 제안하고 있다. 

   
 

 

피케티의 부모는 1968년 5월 프랑스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68세대’로 좌파 지식인이었다. 부모 영향으로 일찌감치 부의 재분배 불균형과 소득 불평등에 대해 관심을 보인 그는 22세에 박사학위를 따내며 학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약관 22살에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곧바로 미국의 엠아이티(MIT)에 발탁되어 교수가 되었다. 하지만 3년 후에 프랑스로 돌아갔다. “쓸모없는 수학문제 풀이나 하며 사회의 근본문제는 외면하고 있는” 미국 경제학에 실망했다는 것이다. 이후 그는 소득분배 연구에 독보적인 업적을 남겼다고 한다. 

1980~2004년 미국 내 소득상위 1%가 차지한 소득비율이 전체의 8%에서 16%로 두 배 늘었다는 그의 연구는 2012년 대대적 반(反)월가 시위의 이론적 근거가 되기도 했다. 

미국 진보주의의 기수이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NYT) 칼럼에서 이 책을 “최근 10년간 출판된 경제학 서적 중 으뜸”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이 책은 우리가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물론 경제학을 하는 방식까지 혁신할 책”이라고 격찬했다. 

물론 그에 대한 열기만큼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보수매체 중 하나인 포린어페어스는 "저자가 주장하는 부자증세가 의도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면서 "성실한 자본가에 대한 존중과 지원 없이 번영하는 사회는 발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피케티의 아이디어는 진보주의 학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로부터도 “지나치게 이상주의적 대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의 진보·보수 진영으로부터 격렬한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는 '21세기 자본론'의 인기는 불평등 현상을  많은 이들이 위기로 받아들인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이제 붕괴하는 중산층을 방치해서는 안 될 시점에 이르렀다는 분명한 경고인 것이다. 

경제매체 포춘은 "21세기 자본론에 대한 비판 중 어느 것도 불평등 현상의 중요성 자체를 부정하지는 못했다"면서 "이 책의 분명한 업적은 논의의 초점을 불평등의 심각성 여부에서 '해결책이 무엇인지'로 옮겨놓았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발칵 뒤집힌 경제학 논쟁


마르크스 자본론에 버금가는 충격…크루그먼 "최근 10년간 가장 중요한 경제서"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학 교수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한 권의 책이 세계 경제학계를 강타했다.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43ㆍ사진)가 쓴 '신자본론'이다.

지난해 8월 프랑스에서 발간된 이 책은 올해 미국에 상륙하며 폭발적인 호응을 받았다. 지난 3월 나온 영어 번역본은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 20만부 이상 팔려나갔다.

경제학 서적으로 700쪽이 넘는 두꺼운 책이 돌풍을 일으키자 '피케티 현상' '피케티 혁명'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 책은 "역사적으로 자본이 돈을 버는 속도가 노동으로 돈을 버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에 부의 불평등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금융위기 이후 월가의 탐욕과 소득불균형에 주목하게 된 미국인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학 교수가 이 책을 "최근 10년 동안 가장 중요한 경제학 서적"이라고 극찬했다. 세계 주류 경제학계의 변방에 머물고 있던 프랑스의 학자가 단번에 스타 경제학자로 부상했다. 미국 백악관은 피케티를 초빙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는 소득 재분배에 관해 자문했다.

피케티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20여개국의 1700년 이후 소득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웃돌았다고 분석한다. 그 결과 자본을 소유하고 상속받은 부유층이 점점 더 부유해지면서 소득분배가 악화됐다고 주장한다.

그는 소득불평등이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주요 선진국은 연간 1~1.5% 성장하지만 자본수익률은 4~5%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서 부익부 빈익빈은 갈수록 심해질 것이고 결국 세계 자본주의는 '세습 자본주의'로 회귀할 수 있다고 그는 경고한다.

피케티는 이런 흐름을 바로잡으려면 부자에게 세금을 중과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1세기 자본론'이 학술적인 논쟁이 아니라 현실적인 찬반을 낳는 까닭이다. '피케티 패닉'이라는 말을 지어낸 크루그먼 교수를 비롯해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피케티의 주장에 동의한다.

반면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와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부 장관은 그의 주장이 틀렸다고 반박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피케티가 통계 자료를 잘못 인용하는가 하면 의도적으로 가공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피케티는 실수를 바로잡아도 결론에는 영향이 없다고 응수했다.

피케티는 소득 불평등을 개선하려면 세계적으로 '글로벌 부유세'를 신설해 부자들에게 누진적인 세금을 걷어야 한다는 처방을 제시했다. 그는 고소득자에게 최고 80%의 누진세와 상속세를 중과하고 부유층의 자산에 최고 10%의 글로벌 부유세를 매기자고 주장했다.

'21세기 자본론'은 국내에서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화제가 되고 있으며 아마존에서 전자책을 구입해서 읽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 책은 출판사 '글항아리'를 통해 오는 가을에 국내에 출간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출처: 아시아경제(2014.5.27)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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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하비,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을 읽다

데이비드 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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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연대> 127호 | 발행 2014-06-02 | 입력 2014-05-31

1. 피케티 주장의 의의

토마 피케티가 쓴 《21세기 자본론》이라고 불리는 책이 꽤나 큰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세습” 자본주의로 나아가는 시류를 거스를 유일한 방안으로 누진세 제도와 국제적 부유세 도입을 옹호했다.

피케티는 “세습” 자본주의의 특징이 부(富)와 소득의 “끔찍한” 불평등이라고 꼬집었다. 피케티는 매우 비판적인 시각으로 지난 2백 년 동안 부와 소득의 불평등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상세히 밝혔다.

피케티는 특히 부가 하는 구실을 집중으로 다뤘다. 피케티는 자유시장 자본주의가 부를 [평범한 사람들에게까지] 확산시키고 개인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보는 널리 퍼진 견해를 허물어 버린다. 국가가 하는 주요한 재분배 기능이 모두 사라진 자유시장 자본주의에서는 비민주적인 소수 지배가 생겨난다는 것을 그는 보여 준다. 그가 이런 사실을 입증하자 자유주의자들은 격분했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게거품을 물었다.

사람들은 흔히 피케티의 책을 19세기에 쓰인 마르크스의 동명의 책을 밀어낼 21세기의 저작으로 본다. 사실 그는 그럴 의도가 없다고 부인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그의 책은 자본에 관해서는 전혀 다루지 않는다.

피케티의 책은 2008년의 위기가 왜 일어났는지,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왜 그토록 오랫동안 장기 실업과 주택 압류가 가하는 이중의 부담에서 헤어나지 못하는지를 말하지 않는다. 그의 책은 최근 미국 경제의 성장이 왜 중국과 달리 부진한 것인지, 유럽은 왜 긴축의 정치와 경제 부진에서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극심한 불평등

피케티는 통계 자료(우리가 그와 그의 동료들에게 감사히 여기는)를 통해 자본주의 역사 내내 자본이 전례 없이 극심한 수준의 불평등을 일으켜 왔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에게 이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게다가 마르크스가 자신의 《자본론》 1권에서 제시한 이론적 결론도 정확히 그런 사실이다. 

△ 피케티가 주장했듯이, 자본주의 체제는 끔찍한 수준의 불평등을 만들어 내고 있다. ⓒ Alex Proimos (플리커)

피케티는 마르크스가 이미 그런 얘기를 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는데 놀랄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우파 언론이 마르크스주의자이면서 아닌 척한다고 피케티를 비난했을 때 그 자신이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읽어 본 적이 없다고 항변했기 때문이다.

피케티는 많은 자료를 끌어모아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소득과 부의 불평등에 관한 그의 분석은 설득력이 있고 유용하다.

그리고 피케티는 상속세, 누진세 제도, 국제적 부유세를 도입하면 부와 권력이 더 집중되는 것에 맞설 수 있으리라는 주장도 세심하게 옹호한다.(비록 그런 조처들의 도입이 정치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이지만 말이다.)

2. 불평등을 지속 강화하는 동력

그런데 불평등 추세가 갈수록 커지는 까닭은 무엇인가? 제인 오스틴과 발자크를 넌지시 언급하는 말쑥한 문학적 표현으로 풍미를 더한 통계 자료에서 피케티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설명하는 수학적 법칙을 끌어냈다.

그것인 즉, 유명한 ‘1퍼센트’(‘점거하라’ 운동 덕분에 널리 즐겨 쓰이는 용어)가 전례 없이 어마어마하게 부를 쌓을 수 있는 것은 자본수익률(r)이 소득증가율(g)보다 항상 높다는 단순한 사실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것이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자본의 “핵심 모순”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렇게 통계 자료에서 규칙성을 찾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 법칙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러면, 그런 모순을 일으키고 유지시키는 동력은 무엇인가? 피케티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법칙은 법칙이고 이것은 이것이다 하는 동어반복을 할 뿐이다.

마르크스라면 자본과 노동 간 힘의 불균형을 그런 법칙이 생기는 요인으로 지적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런 설명이 지금도 여전히 타당하다.

1970년대 이래 국민소득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몫은 꾸준히 떨어져 왔다. 자본이 과학기술, 실업, 해외 이전, 반노동자적 정치(예를 들어 마거릿 대처와 로널드 레이건이 시행한 정책)를 동원해 노동운동을 파괴해서 노동의 정치적ㆍ경제적 힘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마거릿 대처의 경제 자문을 지낸 앨런 버드가 무심코 털어놓았듯이, 1980년대에 시행된 물가 인상 억제 정책은 “실업을 늘리는 매우 좋은 방법이었고, 실업 증가는 노동계급의 힘을 깎아 내는 매우 바람직한 방법”이었음이 드러났다. “그 정책이 의도한 바는 마르크스의 용어로 말하면 자본주의의 위기, 곧 산업예비군을 다시 창설하고 자본가들이 전례 없이 높은 이윤을 얻게 하는 위기였다.”

1970년에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보수는 보통 노동자들의 임금보다 30배가량 많았다. 현재 이 수치는 3백 배를 웃돌고, 맥도널드 같은 곳에서는 1천2백 배 정도 된다.

유효수요 부족

그런데 《자본론》 2권(역시 피케티가 읽지 않은 동시에 별 거리낌 없이 일축해 버리는 책)에서 마르크스는 임금을 낮추려는 자본의 노력이 어느 순간이 되면, 자본이 만든 생산물을 흡수하는 시장의 능력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일찍이 헨리 포드는 이런 딜레마를 인식했다. 그래서 그는 소비 수요 진작을 위해 노동자들에게 하루 8시간씩 일 시키며 일당 5달러를 주는 제도[1914년 당시 상황에서 이 제도는 노동시간을 줄이고 임금을 두 배 가량 높인 것이었다]를 도입하라고 지시했다.

많은 사람들이 1930년대 대불황이 유효수요 부족으로 더 심각해졌다고 봤다. 그런 정서 덕분에 제2차세계대전 종전 이후 케인스적 재정 지출 확대 정책이 힘을 얻었다. 그리고 강력한 수요가 경제 성장을 이끌면서 소득 불평등이 어느 정도 줄었다.(부의 불평등은 그리 많이 줄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해법을 실행하려면 노동계급의 힘을 비교적 강화하고, 누진세로 재원을 확보하는 “사회적 국가”(피케티의 용어)를 건설해야 했다.

피케티는 이렇게 쓴다. “1932~80년이라는 반세기에 가까운 시기 내내 미국 연방정부 소득세의 최고 세율은 평균 81퍼센트였다.” 그럼에도 경제 성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이 사실도 우파의 신념을 논박하며 내놓은 피케티의 증거다.)

1960년대 말이 되면 자본가들이 과도해진 노동계급의 힘에 대해 무언가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분명히 느끼게 됐다.

그래서 케인스는 존경받는 경제학자의 지위를 잃었고 대신 밀턴 프리드먼의 공급자 중시 사상이 득세하게 됐다. 세금을 안정시키거나 심지어 낮추고, “사회적 국가”를 파괴하고, 노동계급의 힘을 길들이려는 성전(聖戰)이 일어났다.

1980년 이후 미국에서는 최고 세율과 자본소득(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데 필요한 주요 소득 원천)에 매기는 세금이 낮아졌다. 그 결과 부가 상위 1퍼센트에게로 흘러 들어가는 속도가 빨라졌다.

그러나 피케티가 보여 주듯이, 경제 상황은 거의 나아지지 않았다. 경제가 성장하면 부가 부자들에게서 나머지 평범한 사람들에게로 흘러넘치리라는 “트리클다운”(낙수 효과; 우파들이 아주 좋아하는 또 다른 믿음)은 작동하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은 [피케티가 말하는] 무슨 수학적 법칙 때문이 아니다. 정치가 작동한 결과였다.

그런데 상황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더 화급한 문제가 닥쳤다. 바로 수요가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1990년대에 이 문제는 서브프라임 시장에 담보대출 자금이 많아지는 등 신용이 막대하게 확장되며 가려져 있었다.

그러나 그 결과로 생긴 자산 거품이 2007~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과 신용제도 붕괴로 터지게 됐다. 그럼에도 2009년 이후 이윤율은 빠르게 회복됐고 부는 소수에게로 더한층 집중됐다. 반면 경제 상황과 나머지 사람들의 처지는 나빠졌다.

이제 미국에서 기업의 수익성은 [2008년] 경제 위기 전만큼 올라갔다. 기업들은 돈더미에 앉아 있으면서 그 돈을 쓰지 않으려 한다. 시장의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피케티가 공들여 만들어 낸 수학적 법칙은 이런 상황에 담긴 계급 정치에 관해 보여 주는 것보다 감추는 것이 더 많다. 워런 버핏이 말했듯이, “확실히 계급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확실히 우리 계급이, 부자들이 승리하고 있다.” 저들이 승리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핵심 척도 하나는 상위 1퍼센트의 부와 소득이 나머지 사람들에 견줘 더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3. 피케티의 잘못된 자본 개념

피케티의 주장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그가 자본에 대한 잘못된 개념 규정에 기대어 생기는 문제다.

자본은 사물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과정이다. 자본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돈을 사용하는 순환 과정으로, 대개 노동력을 착취해서 더 많은 돈을 버는 과정이다.

그러나 피케티는 자본을 개인ㆍ기업ㆍ정부가 보유한 자산 일체로 규정하며 그 자산이 사용되든 말든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그의 자본 개념에는 토지, 부동산, 지적재산권은 물론이고 개인의 예술 작품과 귀금속도 포함된다.

그런데 그런 것들의 가치를 어떻게 결정할 것이냐 하는 것은 기술적 난제로, 합의된 바가 없다.

자본의 가치

자본수익률(r)을 제대로 계산하려면 초기 자본의 가치가 얼마인지를 측정할 방법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생산에 이용되는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가 얼마인지, 또는 그것이 시장에서 얼마에 팔리는지와 무관하게 초기 자본의 가치를 측정할 방법은 없다.

신고전학파 경제 사상(피케티 사고의 토대) 전체가 동어반복에 기초하고 있다. 자본수익률이 얼마나 될지는 결정적으로 경제성장률이 얼마나 될지에 달려 있다. 자본의 가치가 그 자본이 생산한 것으로 측정되는 것이지 그 자본을 생산하는 데 들어간 것으로 측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본의 가치는 투기적 상황의 영향을 크게 받아 그 유명한 “불합리한 과열” 탓에 심각하게 왜곡될 수 있다.(“불합리한 과열”은 앨런 그린스펀이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특징으로 지목한 것이다.)

자본이 무엇인지를 규정할 때, 헤지펀드 운영자들이 수집한 예술 작품은 말할 것도 없고 주택과 부동산도 제외한다면(주택과 부동산이 자본에 포함돼야 할 근거는 희박하다) 부와 소득의 불평등에 관한 피케티의 설명은 허물어져 버린다. 비록 과거와 현재의 불평등에 관한 그의 묘사는 여전히 유효하겠지만 말이다.

화폐, 토지, 부동산, 공장, 설비는 생산에 쓰이지 않으면 자본이 아니다.

생산에 사용되는 자본의 수익률이 높다면, 그것은 자본의 일부가 순환에서 빠져나가 사실상 투자 파업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신규 투자에 대한 자본의 공급을 줄이면(현재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순환되고 있는 자본의 수익률을 확실히 높일 수 있다. 이렇게 인위적으로 품귀 현상을 만들어 수익률을 높이려 하는 행동은 석유 기업들만 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자본이 틈만 나면 하는 짓이다.

바로 이런 행태 탓에 자본(어떻게 정의하고 그 가치를 어떻게 측정하든)의 수익률이 소득 증가율보다 항상 높은 경향이 강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행태가 바로 자본이 자신을 재생산하는 방식이다. 자본은 우리 나머지에게 어떤 나쁜 결과를 초래하더라도 신경 쓰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자본가 계급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피케티가 모아 놓은 자료는 가치가 크다. 그러나 왜 불평등이 생기고 왜 소수가 지배하는 경향이 생기는지에 관한 그의 설명에는 심각한 결함이 있다. 불평등을 해소할 치료법으로 그가 내놓은 방안은 순진하고 심지어 공상적이기도 하다. 분명히 그는 21세기의 자본이 작동하는 방식을 설명하지 못했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우리는 여전히 마르크스나 마르크스에 필적하는 현대 사상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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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위 10%가 소득 45% 차지

1%는 전체 12% 점유…日·佛보다 `불평등

◆ 한국판 피케티 보고서 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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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의 `21세기 자본론`이 전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한국 소득 불평등이 미국 수준에 달한다는 최신 분석 결과가 나와 주목을 끈다.

피케티는 3세기에 걸친 20여 개 국가의 경제 성장과 자본 집적 및 분포를 분석한 결과 미국의 소득불평등 현상이 세계대전 이전보다 크게 높아졌으며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화제를 낳았다.

1일 매일경제신문이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의 주요 5개국 상위 10% 소득 비중 분석 결과를 검토한 바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우리나라 상위 10%의 소득 비중은 45.51%에 달했다. 이는 미국(48.16%)에 비해 불과 2.65%포인트 낮은 수치다.

심각한 문제는 우리나라 상위층의 소득 비중이 미국과 마찬가지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1979~1995년 30%에 머무르던 상위 10%의 소득 비중은 2000년 35%를 넘었고, 2006년 42%로 치솟았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15년 동안 상승 일로였다. 일본과 영국은 금융위기를 지나며 최근 이 비중이 떨어지고 있다. 상위 10%의 소득 점유율이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한 국가는 미국과 한국 정도다.

이 같은 분배불균형의 원인으로는 최근 한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와 고용 위축이 지목된다. 김 교수는 "한국 일본 미국 모두 고도성장기에는 각 계층의 평균 소득이 함께 상승했기에 불균형 문제가 심각하지 않았다"며 "성장 둔화가 분배 악화의 원인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성장 둔화→분배불균형 심화→소비심리 악화→성장 둔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는 청년ㆍ여성 일자리 여건이 열악하고 고용유발 효과가 큰 서비스산업이 낙후돼 있어 일자리 창출을 통한 분배 문제 해결이 모색되지 않는 한 성장도 어려울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소득불평등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지만 통계청이 발표하는 지니계수는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지니계수는 0.302로 2006년 이후 가장 낮다.

[노영우 기자 / 신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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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사로잡은 책 '21세기 자본론'

박해송 기자  |  bloom747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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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18  2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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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한 경제학 교수가 쓴 서적 한권이 미국을 거대한 논쟁의 도가니로 밀어넣고 있다.

프랑스 태생으로 오랫동안 경제불평등 문제를 탐구해온 토마스 피케티(42) 파리경제대학교 교수의 신작 '21세기 자본론'이다. 

이 책은 지난 3월 미국에서 출간된 지 한 달여 만에 8만여부가 팔렸고 인터넷서점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프랑스 학자가 쓴 책인 데다 700여쪽 분량의 학술서라는 점에서 매우 특이한 문화적 현상으로 불리고 있다. 이 책을 펴낸 하버드대 출판사는 첫해 연간 판매량에서 101년만에 최고 기록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책의 요지는 의외로 간단하다. 피케티는 300년간 20여 주요국의 과세 자료를 분석해 경제 불평등은 자본주의의 피할 수 없는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돈이 돈을 버는 속도가 노동으로 버는 소득 증가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이다. 

그는 “주식 부동산을 소유한 자본가들의 수익률이 항상 경제성장률을 초과해왔기 때문에 월급생활자와의 격차는 점점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저자는 “자본주의는 참을 수 없을 만큼 터무니없을 정도로 불평등의 상황을 초래할 것이고, 또한 우리가 살고 있는 민주사회의 근간이 되는 가치를 송두리째 흔들어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피케티는 상위 1%에 부가 집중되면서 21세기 사회가 부가 세습되던 19세기의 자본주의로 회귀하고 있다고 우려한다.그는 책에서 글로벌 부유세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각국 정부가 공조해 자본가들에게 글로벌 세금을 징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소득자에게 최대 80%의 누진세와 상속세를 중과하고 부유층의 토지·주택·특허·금융자산 등 자산 전체에 매년 최고 5~10%의 글로벌 총자산세를 물리자고 제안하고 있다. 

   
 

 

피케티의 부모는 1968년 5월 프랑스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68세대’로 좌파 지식인이었다. 부모 영향으로 일찌감치 부의 재분배 불균형과 소득 불평등에 대해 관심을 보인 그는 22세에 박사학위를 따내며 학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약관 22살에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곧바로 미국의 엠아이티(MIT)에 발탁되어 교수가 되었다. 하지만 3년 후에 프랑스로 돌아갔다. “쓸모없는 수학문제 풀이나 하며 사회의 근본문제는 외면하고 있는” 미국 경제학에 실망했다는 것이다. 이후 그는 소득분배 연구에 독보적인 업적을 남겼다고 한다. 

1980~2004년 미국 내 소득상위 1%가 차지한 소득비율이 전체의 8%에서 16%로 두 배 늘었다는 그의 연구는 2012년 대대적 반(反)월가 시위의 이론적 근거가 되기도 했다. 

미국 진보주의의 기수이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최근 뉴욕타임스(NYT) 칼럼에서 이 책을 “최근 10년간 출판된 경제학 서적 중 으뜸”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이 책은 우리가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물론 경제학을 하는 방식까지 혁신할 책”이라고 격찬했다. 

물론 그에 대한 열기만큼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보수매체 중 하나인 포린어페어스는 "저자가 주장하는 부자증세가 의도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면서 "성실한 자본가에 대한 존중과 지원 없이 번영하는 사회는 발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피케티의 아이디어는 진보주의 학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로부터도 “지나치게 이상주의적 대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의 진보·보수 진영으로부터 격렬한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는 '21세기 자본론'의 인기는 불평등 현상을  많은 이들이 위기로 받아들인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이제 붕괴하는 중산층을 방치해서는 안 될 시점에 이르렀다는 분명한 경고인 것이다. 

경제매체 포춘은 "21세기 자본론에 대한 비판 중 어느 것도 불평등 현상의 중요성 자체를 부정하지는 못했다"면서 "이 책의 분명한 업적은 논의의 초점을 불평등의 심각성 여부에서 '해결책이 무엇인지'로 옮겨놓았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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