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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으로 시작하는 대화의 기술, ‘Sharing F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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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나무맨 2014. 4. 2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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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으로 시작하는 대화의 기술, ‘Sharing Food’

Posted: 17 Apr 2014 07:00 P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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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기없는 직장인 A씨가 첫 동호회 파티에 참석하였다. 개성이 뚜렷한 예술가부터 유치원 선생님, 공무원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동호회에서 아는 사람 한 명 없이 들어간 A씨는 자리가 어색해 혼자 우물쭈물하다가 테이블에 준비되어 있던 샌드위치를 한 입 물고 또 눈치를 본다. 결국, 자신에게 겨우 말을 걸어 준 두 명과의 대화를 끝으로 첫 동호회 파티에서 씁쓸함을 맛본다. 숫기는 없지만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은 마음으로 동호회에 들어간 A 씨가 쉽게 사람들에게 다가가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은 과연 없는 것일까? 

 

‘필요’는 자연스런 ‘대화’를 낳는다. 

파티, 동호회, 모임, 회식 등 어딜 가든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가 생기기 마련이다. 처음 모임에 참석하면 누구나 누군가와 친하기 전의 어색함이 있다. 물론, 만남이 지속되면서 자연스레 편한 사이가 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 만나는 사람과 어떤 대화를 해야 할지 무슨 주제로 대화를 이끌어 가야 할지 잘 모른다. 재미있는 사실은 내가 불편함을 느끼고 어색해 어떻게 대화를 해야 할지 고민할 때, 상대방도 똑같은 고민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걸기 보다 수동적으로 누군가가 먼저 걸어오는 대화를 기다린다. 대화를 할 때 가장 고민하는 것이 어떤 말을 어떻게 해야 할까 인데, 직업, 종교, 가족, 관심사 이야기 외에 처음 꺼낼 수 있는 말이 있을까? 이런 첫 대화 시도 자체를 어려워하는 이들을 위해 최근 출장, 연회 전문 Pinch Food Design에서 새로운 파티 문화를 제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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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일반적으로 파티에는 이미 보기만해도 예쁘고 맛있게 만들어진 음식들을 제공한다. 하지만, PINCH FOOD DESIGN은 새로운 방향의 ‘공유할 필요가 있는 요리’를 내놓았다. PINCH FOOD DISIGN은 음식의 퀄리티뿐만 아니라 레시피, 용기 등 창조적인 음식문화를 만들어내는 이벤트 케이터링 회사이다. ‘공유할 필요가 있는 요리’는 의도적으로 사람들에게 불완전한 음식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은 부족한 재료를 가지고 만들어질 수 있는 음식을 찾아 낯선 사람들에게 접근하고 완벽한 요리의 맛을 볼 수 있다.

불완전한 음식과 완전한 음식이란? 햄버거를 예로 들어 말해보자. 햄버거를 완전한 음식이라고 말한다면, 햄버거를 구성하고 있는 빵, 패티, 양상추, 피클 등의 재료를 불완전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햄버거 = 빵+패티+양상추+피클…)

예를 들어 베이컨 조림은 체더치즈가 없으면, 구운 감자는 소스 크림이 없인 완전한 음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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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려진 음식을 즐기기 전에 대화가 곁들어진 음식을 즐기는 것이 더 좋다. 여기서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를 자연스럽고 쉽게 이끌 수 있는 것이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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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알고 지냈던 지인의 파티에 초대된 B양은 파티에 가기 앞서 오랜만에 초대된 파티에 긴장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들어가길 망설인다. 입구에서 B양은 독특한 제품과 함께 음식을 받는다. 가운데 음료병을 중심으로 양쪽의 무게가 평행하게 한쪽에는 가벼운 호밀빵이 끼워져있고, 다른 한 쪽엔 양파와 야채들이 걸려있다. 다시 긴장한 마음으로 받아들고 들어가니, 파티 장안 사람들이 자신이 들고 있는 것과 비슷한 것들을 들고 있다. 그리고 B 양에게 누군가 다가와 ‘호밀빵을 기다렸다’며 자신은 치즈라고 말을 건다. 긴장하고 있던 B 양은 자연스럽게 말을 건네온 치즈를 든 사람과 자신의 제품에 끼워져있던 호밀빵의 무게를 덜고 야채와 치즈를 곁들여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눈다.

실험적으로 디자인 일을 하는 헝가리의 Dombon-a-tanya에서 음식을 공유하는 새로운 방법의 제품을 소개했다. 헝가리의 음식을 공유하고 권하는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이 제품은 자신이 가진 음식과 상대방의 음식을 공유해 음식 무게의 균형을 맞추는 새로운 트레이(tray)이다. 계속해서 음식의 균형을 맞춰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나와 상대방의 공유가 필연적이다. 재밌는 발상의 트레이가 거리낌 없는 소통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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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의 크기에 따라 8개의 트레이(tray)가 있어 공유할 수 있는 음식의 범위도 넓어짐으로써 공유할 수 있는 상대도 확장된다.

 

‘Sharing Food’를 이용한 소통이 가지는 가치

1. 불편함을 감수하고 이용하게 하는 “대화의 힘”

맛있고 깔끔하게 차려진 음식과는 달리, 의도적으로 불편함을 제공하는 이 음식 공유가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은 파티나 모임의 본래 목적이 음식이 아닌 ‘대화’에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한다.

단순히 맛있는 식사를 위해 참석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네트워크를 목적으로 하는 참석자가 많다. 그중 대화에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다수이다. 때문에 ‘대화’라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면 음식 공유가 파티 문화의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

2. 공유 문화가 익숙한 대한민국에서 더 빛을 발하다. 

‘콩 한 쪽도 나누어서 먹으라’ 는 옛말처럼 본래 한국인들은 백인들처럼 음식을 각자 덜어 먹지 않고 나눠 먹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찌개를 함께 먹는 것은 외국인들에게 공동체 의식 같은 것을 느끼게 한다. 이런 공유 문화가 익숙한 한국인들에게는 더없이 자연스럽게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3. 어색한 내 첫 인상과는 이제는 작별, 파티에 접목하다. 

화이트데이, 발렌타인데이, 크리스마스 등등 유난히 데이(day)에 민감한 대한민국, 때문에 커플 못지않게 모이는 사람들이 있으니 싱글들이다, 각종 싱글들을 위한 각종 인터넷 모임, 카페, 이벤트들이 많이 생겨났다. 이런 싱글모임에 모인 싱글들을 위한 파티 문화에 적용 시킬 수 있다.

이를 테면, 싱글 모임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이 눈앞에 있는데 어색한 대화가 첫인상을 좌우할 것 같아 힘들어하는 B군을 위해, 내 직업과 취미로는 공유할만한 대화거리가 없어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말 걸기 망설이고 있는 C양을 위해 사용될 수 있다.

 

‘단순히 차려진 음식에서 소통의 기회를 주는 음식으로’

모임이나 파티 등의 장(場)은 단순히 얼굴을 비추고 인사를 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사람들과의 인맥을 만들 수 있는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 친밀해지는 대화를 하기 위해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공감대의 형성의 시작이 음식의 ‘공유’를 통해 만들어지고 먼저 다가가 대화를 시도해 친해지려 노력하는 것은 어느 문화에서나 어울릴 수 있는 큰 가치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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