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밭속에 단출하고 유연하게 지은 순백하우스
건축가 이영조 씨와 아내 정희경 씨, 딸 루이의 주말 주택 ‘리틀 화이트’ 3호. 방과 거실 겸 다용도 룸, 화장실, 수납장으로 구성한 본채와 침실, 화장실로 구성한 별채를 합해 70.97㎡ (21.47평)이다. 본채와 별채 사이 나무를 그대로 살려 지었더니 그림 같은 풍경이 연출되었다.
3호 본채의 침실에서 다용로 룸을 바라본 모습. 방에서 툇마루, 마당, 테라스로 확장되면서 바닥은 깊어지고, 천장은 높아져 다채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3호 본채 침실에서 주방 겸 다용도 룸을 바라본 모습. 주방 벽면에는 추가로 선반이나 싱크대를 달 수 있도록 타일 마감을 최소화했다. 시선이 낮아지니 공간이 확장돼 보이는 효과가 있다.
철과 유리로 만든 단순한 건축물을 선보인 미스 반데어 로에의 ‘판스워스 하우스farnsworth house’는 그가 좋아하는 건축물 중 하나다.
포르투갈의 한 해변에 모여 있는 하얀 박스 형태의 마을과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귤 창고를 모티프로 지은 공동주택 리틀 화이트. 경사진 구조를 그대로 활용하기 위해 집의 일부를 지표면에서 띄워 시공하는 필로티 공법을 적용했다. 특히 5호 아래는 제법 넓은 공터가 생겼는데, 도자를 전공한 아내가 작업할 수 있도록 가마를 설치할까 구상 중이다.
1 이영조 씨의 고정석. 사이드 테이블로 활용할 수 있는 디자이너 국종훈 씨의 스툴과 집게로 고정하는 아르테미데의 벽등은 작은 집에서 사용하기 좋은 아이템.
하나면 충분하니까 제주 남쪽, 예래포구 앞 해안 도로에서 소나무 숲길을 따라 오솔길로 들어서면 귤밭 사이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하얀 집들이 나온다. 보이는 모습 그대로가 이름인 ‘리틀 화이트’는 3호부터 7호까지 총 다섯 가구로 이루어졌다. 3호ㆍ6호ㆍ7호는 본채(16.7평)와 별채(4.8평)로 구성했고, 4호(19.97평)와 5호(16.7평)는 투룸과 원룸의 본채로만 구성했다. 현재 3호는 이영조 씨 가족의 세컨드 하우스, 5호는 부모님 집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중문의 한 빌라에 사는 부모님은 시험 삼아 이 집에서 한 달째 기거하며 서울에서 온 손님도 맞고, 소일거리 삼아 이곳 저곳을 손보는 중이다. 4호는 서울에 사는 한 가족의 세컨드 하우스로 분양했고, 5호와 7호도 분양할 예정이니 이곳은 작은 집과 멀티 해비테이션, 新공동체라는 최근 주거 문화의 화두를 모두 담고 있는 셈이다.
3호 집 다용도 룸에서 침실을 바라본 모습. 단 차이로 공간을 분할해 집이 작고 답답해 보이지 않는다. 바닥재는 티크 원목, 기둥은 삼나무를 사용했다.
귤밭에 지은 리틀 화이트는 귤나무 가 조경수요, 귤밭이 앞마당 정원이다. 가볍고 이동하기 편리한 아웃도어 가구도 이곳에 두니 한결 폼이 난다.
본채와 별채의 동선이 분리된 5호 집의 뒷모습.
건축가이자 건축주인 그가 이 집을 설계하며 궁극적으로 실험하고 싶은 것은 실질적으로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적정한 집의 크기, 공간에 대한 정의다. 주말 주택이라고 말하지만 때론 장기간 머물 수 있고, 세간이 많지 않아 지인이 원하면 언제든지 잠깐 내주는 등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집. 침실도, 가구도 꼭 필요한 것 하나씩만 있으면 충분하단다. 하나의 공간을 여러 용도로 사용하는 건 집을 작게 짓기 위한 가장 기본 방법이다. 1년에 몇 번 제대로 쓰지도 않을 게스트룸이나 거실을 큰돈 들여 꾸미는 것보다는 하나씩 뺄셈을 해나가며 최상의 실용성을 갖춘 공간만 남기는 편이 낫다는 것. 그러다 보면 결국 남는 공간은 부엌, 욕실, 침실, 다양한 용도로 쓰는 ‘만능 방’ 하나 정도가 되게 마련인데, 만능 방은 거실도 되고 식당도 되고 작업실도 되고 손님방도 되고 때론 마당이 되기도 한다. 사실 큰 자녀가 있는 가족의 집으로 다소 구현하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그의 공간 철학은 참고할 만하다.
1 디터 람스가 디자인한 유니버설 선반 시스템 606은 영국에서 공수한 것. 가족이 내려왔을 때 여행 가방과 보스턴백, 간단한 옷가지를 수납하는 공간이자 자신의 컬렉션을 진열하는 쇼 케이스다. 벽면은 하늘색으로 도장했다. 이 집에는 낮은 테이블을 제외하면 가구가 거의 없다.
양보다 질, 작지만 강하다 이 집은 호불호가 극명하다. 일반 집을 생각한 대부분의 사람은 집 안에 들어서는 순간 “이게 방이라고?” 하며 반문한단다. 일부러 비워낸 것을 완성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하고, 또 건축비가 너무 비싼 건 아니냐며 직언을 하기도 한다. 사실 기자를 포함해 대부분의 사람이 궁금해하는 부분도 바로 비용일 터. “평당 가격이라는 개념 자체가 작은 집과는 맞지 않는 것이에요. 평당 단가를 낮추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넓은 방을 많이 배치하면 되니까요. 작은 집의 경우 작은 공간에 여러 기능을 함축하게 마련이니 면적 대비 비용이 높을 수밖에요.” 그는 작은 집을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완성하는 상품에 비유한다. 그리고 리틀 화이트를 ‘보통 집과 똑같은 질적 수준을 갖춘 집’ ‘때로는 더 고급스러운 집을 짓기 위해 작게 지은 집’이라 역설한다. 창문이 스무 개 필요하면 싼 것을 선택해야 하지만 6~7개 필요하면 마음에 드는 것, 품질이 좋은 것을 고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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