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은퇴 후에 귀농을 생각하신다면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본문

혹시 은퇴 후에 귀농을 생각하신다면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2014/01/22 15:48 추천 2    스크랩  5
http://blog.chosun.com/qkfmsthfl/7282564 주소복사 트위터로 글 내보내기 페이스북으로 글 내보내기

꾸미기_2013년 마지막 풍경0647.JPG

 

[혹시 은퇴 후에 귀농을 생각하신다면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 가장 긴 미래를 가진 사람이 가장 젊은 사람이다.

 

 

누가 나에게 젊음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돈 없고 힘없고 턱없이 가난하기만 한 나에게 또 늙었다고 구박까지 한다면

나의 나머지 삶

서러워서 어찌 살아 갈 수 있겠습니까.

하오니

대단히 죄송하지만

내 앞에선 생물적 사회적 나잇살 좀 들먹이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기 죽습니다. ^^

죽는다는 게 사실 별로 겁나지도 않고, 굳이 피해서 달아나고 싶은 마음도 없지만

나는 살아 있는 동안은 내 삶의 모든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행사하며

 

멋지고

 

아름답고

 

찬란하게 향유하고 싶단 말입니다.

 

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내가 보기엔 별로 연세도 아니 드신 분들이 현역에서 은퇴하였노라고,

해서 좀 편안하고 유유자적 살아 보고 싶다고, 귀농 어쩌니 하는 소린 사실 별로입니다.

 

아니요, 나는 좀 더 솔직히 말해서 그 은퇴라는 낱말 뜻을 잘 모릅니다.

대체 무엇으로부터 은퇴했단 말씀들이십니까.

젊음으로부터 강제 퇴장이라도 당하시고들, 젊음으로부터 쫓겨나시기라도 하셨단 말씀입니까?

그러면 이젠 남은 미래가 얼마 아니 계시겠군요.

 

알겠습니다.

그러면 그 부분에 대해서 선배 귀농자로서 제가 성심성의껏 조언을 해 드리겠습니다.

일찌감치 귀농 귀촌 등등 깨끗이 포기하십시오.

나이 좀 먹고 늙고 고상한 친구들은 탑골 공원 등에 가면 얼마든지 만날 수 있으실 겁니다.

거기 가면 무료 급식도 해 준다는 소문 들은 적 있습니다.

거기 가면 상당히 재미난 나날들을 향유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귀농한다는 게 얼마나 힘들고 어렵고 까다롭고 번거롭고 아니꼬운 일인지 모르신다면

더욱 더 일찌감치 포기하시는 게 열 번 현명합니다.

게다가 귀농 하고 귀촌 하자면 돈 들고 시간 듭니다.

성공할 확률 보다 실패할 확률이 더 높은 게임이기도 합니다.

 

사실 말이 나왔으니 말씀입니다만,

농촌에 빈 집들이 많다고는 하지만 그 중 태반은

아름다운 전원생활 운운 노래하며 찬양하며

기세 좋게 달려들었던 외지인들이 지어놓은 집들입니다.

 

어떤 곳은 지금도 목하 분양 중 광고 현수막 즐비하게들 걸려 있습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그 알량한 장사속이 아니라면

농촌의 대자연을 동경해 마지못해서 농촌의 품에 안기기를 원하신다면 말입니다,

자신이 들어가서 안겨야 할 농촌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실 수 있어야 하는 겁니다.

 

농촌은 다 늙은이들 무한정으로 받아들이는 양노원이나 무덤자리가 아니란 말씀이지요.

하기야 자신의 미래가 암담하고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어찌 남의 사정 쳐다 볼 겨를 있겠습니까만,

 

아무튼 농촌은 농민들이 살아가고 있는 삶의 터전입니다.

가장 소중한 자신들 삶의 터전이 미래도 없고 장래도 없는 사람들로 가득 채워지는 걸 바라는 사람 있겠습니까?

 

그나마 살아남아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자연환경이며 농촌입니다.

이마저 꿈도 없고 미래도 없고 희망도 없고 비전도 없는 사람들의 발길 밑에서

무참하게 짓밟히는 걸 어찌 뜬 눈으로 그냥 지켜볼 수 있단 말씀이겠습니까.

 

당연히 오지 마셔야 합니다.

이 나라 농어촌이 피폐하고 궁핍한 건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꿈도 희망도 다 잃어버리고 오로지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줄 무덤 자리는 결코 아닙니다.

 

현재 이 나라 가난한 농어촌이 바라는 것은

노동력도 없고, 근로 의욕도 없고, 그저 여생을 편안하게 즐기겠다는

희구하고 다 늙은 인품의 소유주들이 아닙니다.

 

그야말로 가장 젊고 혈기 왕성한 젊은 핍니다.

그야말로 이 나라 농어촌의 풍요로운 미래를 위하여 함께 고민하고 함께 노력할 수 있는 젊고 유능한 인재들입니다.

 

그저 입만 열면 불평불만

태생이 촌놈들이라 무지몽매해서 사교성이라곤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 없고... 기타 등등

자신들에게 친절하지 않는 것이 무슨 죄악이라도 되는 듯 뇌까리는 분들

특히 오셔선 안 됩니다.

 

더욱 웃기는 것이 농사비법 안 가르쳐 준다고 욕지기 해 대는 사람들 참 어지간하다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누구는 또 억대 농부가 판매 기법 안 가르쳐 준다고 투덜대고 있더군요.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

 

짐작키로는 그런 분들이라면 아마 탑골 공원 가서도 무료급식에 반찬투정 할 분들이라 생각되는데 아닐까요?

그런 사람들일수록 제 것이라면 내다 버리는 일은 있어도 남에게 베푸는 일은 없더란 것이 일반적 견해입니다.

 

귀농이란 단순한 이사가 아닙니다.

귀농 귀촌이란 사실 이승에서 저승 이사 가는 일 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까다로운 일입니다.

그래도 귀농을 해야 할 정당한 이유가 있으신 분들이라면 당연히 생각해야 합니다.

이 나라 농촌의 미래에 대해서,

지금부터라도 자신이 살아가야 할 농촌의 장래문제에 대해서 말입니다.

 

이건 조금 여담입니다만,

집을 살 때 집값이 천 냥이면 이웃 값은 만 냥이라는 고사가 있습니다.

(거필택린(居必擇隣). 백만매택(百萬買宅) 천만매린(千萬買隣))

사람이 살아가려면 그만큼 이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라고 이해합니다만,

 

왜 이웃이 중요한 것이겠습니까.

새로 이사 오는 사람 입장만 생각하고

새로 이사 오는 사람 맞는 사람 입장은 묵살 되어도 되는 것이겠습니까.

좋은 이웃을 바라는 마음 이전에

진짜 좋은 이웃이 되어야 하겠단 생각이 우선입니다. 아닌가요?

 

남이 다 차려 놓은 밥상에 숟가락도 아니 들고 덤벼들겠단 생각은 비겁한 생각입니다.

귀농하기 전에 기성의 농촌이 나에게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바라기 전에 먼저

자신이 앞으로 살아가야 할 농촌을 위하여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순리입니다.

지지리 못났고 무지하고 몽매하다곤 하지만

오늘의 농촌을 여기까지라도 지켜온 것은

오만가지 풍상을 다 겪으면서도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그들의 숨어 있는 공로들입니다.

그곳에 당신들은 지금 귀농하시겠다고 그 결연한 의지들을 불태우고 계시는 중이신 겁니다. ^^

 

 

귀농이란 사실 자기 인생의 전반을 다시 돌아보는 가장 획기적인 사건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반의반만큼이라도 자신이 앞으로 살아가야 할 농촌문제에 대해 고민해야 마땅합니다.

 

다 아시는 이야기이겠지만 현실은 언제나 미래를 건너가는 다리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미래가 없는 오늘은 무조건 불행하기 마련입니다.

토착 원주민들이 이기적이다 어쩌다 논하기 전에 자기 자신은 또 얼마나 이기적인 생각에 빠져 있는지 돌아볼 일입니다.

 

가장 먼저 지금 누구를 위하여 자신이 귀농을 결심하고 있는 지를 돌아 볼 일이란 말씀이지요.

자신을 위하여 남이 봉사하고 희생해 주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사람은 결코 타인을 배려할 줄 모른다는 게 중론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놈의 다 죽어가는 농촌을 내가 완벽하게 리모델링 구조조정 해주겠다고 나서야 한단 말씀 아닙니다.

진실로 겸손한 사람은 상대방의 아픈 곳을 찌르지 않는다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가끔 독을 사용하기도 하고, 충격 요법을 쓰기도 하지만

준비 없이 너무 잘난 체 나부대는 것은 반발과 반목을 함께 불러옵니다. 갈등과 쟁투를 유발시키기도 하지요.

 

하오니 소리 없이 스며들 듯 스며들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약은 부작용이 없는 약입니다 .

가장 좋은 가르침은 배우는 사람이 배우는 줄 모르고 배우게 되는 가르침인줄 압니다.

가끔 한 번씩 구경하는 풍경이긴 합니다만,

귀농해서 두 팔 걷어붙이고 상록수 풍의 계몽활동? 을 맹렬히? 실시하시는 사람들 있습니다.

그야말로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가 현대의 코리안 팜에 현현한 분위기 물씬 납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농촌 사람들 그리 어수룩하지 않습니다. 너무 물로 보시면 안 된단 말씀이지요. ^^

 

귀농이란 사실 이제부터 농민들과 함께 살아가며 자신도 농민이 되겠단 의지의 마지막 구현 단계를 이르는 말입니다.

그게 만약 아니라면 백년하청 과객에 불과할 것입니다. 하지만

생사고락을 함께 하며,함께 살겠다는데 누가 과연 그걸 마다하겠습니까.

여기서 이제 남은 문제는 상호 신뢰의 문제뿐이겠지요. 누가 어떻게 그 말을 믿을 수 있겠냔 겁니다만,

신뢰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호박이 아닙니다.

신뢰는 상호간의 부단한 노력에 의하여 비로소 구축되기 시작하는 城 같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때로는 천년의 세월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

.

.

오늘은 어쩌다 보니 서론이 본론 보다 더 길어졌습니다.

아마 본론이 너무 짧고 간단하다 보니 그리 된 것인가 합니다. 본론 들어갑니다. ^ &^

 

이른바 귀농자금, 그건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다다익선이지요.

하지만 너무 많아도 좀 곤란합니다.

그저 적당한 돈만 있으면 사실 귀농이란 것 뭐 그리 대단한 것 아닙니다.

집 짓고 농지 구입하고 시설하고... ㅎㅎ..

 

그게 시방 말이라고 하고 앉았냐? 누구 놀리나 하는 약간 뿔난 소리 들려옵니다.

하지만 집도 집 나름이겠고, 농지도 짓고자 하는, 아님 벌고자 하는 농사규모의 나름이겠습니다.

그러면 대체 적당하다는 말의 정체가 어디 있는 거냐고 성급해 하시는 분도 더러는 계시겠지만

세상만사 케이스 바이 케이스입니다. 말로는 그저 <적당>이라고 하지만 이건 사실 천차만별입니다.

 

그러니 이걸 전부 열거한다는 건 사실 상 불가능합니다.

해서 실제로 현존하는 사례 한 가지, 혹은 두 가지 케이스를 피력해 보겠습니다.

 

케이스A

 

생물적 사회적 나이; 60대 초반의 부부

귀농자금총액 ; 00캐피탈에서 대출 받은 3천만 원

선택작목 ; 식용버섯

귀농경력 ; 2013년 1월 귀농해서 현재 성업? 중

2013년 총 매출액; 약 1억 2000만 원

2013년 총 수입 ; 대충 먹고 살고 대출금 2000만 원 상환 ^^

2014년 계획 ; 농지 구입 후 버섯재배사 신축

특기사항 ; 부인이 아파서 이틀에 한 번 통원 치료, 남편이 굉장히

성실하고 근면 부지런함.

 

케이스 B

 

생물적 사회적 연령 ; 40대 초반의 부부

귀농자금 총액 ; 살던 아파트 처분 및 현금 약 5억

선택작목 ; 식용버섯

귀농경력 ; 2009년 귀농 후 2014년 1월 현재 서울에 거주.

2013년 총매출액 ; 없음

2013년 총 수입 ; 알 수 없음 ^^

2014년 계획 : 재배시설 일체 및 주택 제발 빨리 좀 처분.

특기사항 ; 대단히 유능하여 농촌계몽활동? 을 아주 열성적으로 하였음.

 

더 있지만 더 열거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귀농자금은 주택의 규모가 그러하듯 자신의 목적과 실행의지에 따라 항상 가변적입니다.

단, 돈을 의지해서 귀농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돈 떨어지면 유턴 바로 앞으로 하는 게 다반사이며

자신의 건강한 신체와 노동력을 자본금으로 삼는 분들은 착근에 성공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거의 대부분 정 붙이고 잘 삽니다.

 

그러나 어느 경우이던지 철두철미한 사전계획과 부동한 귀농 목적과 목표가 필요하며

사전 답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귀농의 현실입니다 .내친김에 한 가지 더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정부지원책인데요, 그게 결코 그리 손쉬운 돈 아니란 점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아무리 정부 돈이 눈 먼 돈 닉네임을 달고 다닌다고는 하나 귀농초보들에겐, 특히 고령자들에겐 그리 녹녹치 않단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정히 정부 돈 맛을 봐야 하겠다면

귀농 성공해서 그 캐리어 갖고 덤벼들어 볼 일입니다.

적게는 수백에서 많게는 수억에 이르기까지 이 또한 케이스 바이 케이스입니다. ^^

.

.

.

없는 글재주 불구하고 주제넘게 뜻을 앞세워 글을 이끌어 나가다 보니 본의 아니게

행여 표현이 거칠었던 부분이 있을까 적이 염려스럽습니다. 절대 악한 뜻은 아니오니

부디 해량하고 읽어주셨길 부탁드립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위 글은 어느 포털의 귀농 카페에 올린 글입니다.

어쩌면 조선 블로그의 우리 이웃 분들 중에서도 비슷한 생각 가지신 분들 계실까 해서

올려 둡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