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주문
주간경향 | 입력 2014.01.08 14:03
5년 전
이통
안녕하세요. 여기에서 이런 것을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영혼이 없는 사람들
어떤 것인지?
이통
내가 이런 어려운 것들을 많이 해봐서 아는데…. 어렵긴 하지만 노력하면 될 것 같아요.
무영혼
주문만 하시면 알아서 해드립니다.
이통
음. 이런 거예요. 운하가 아닌 듯하면서 사실상 운하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4대강 사업인데요.
무영혼
좀 힘드네요.
이통
3년 안에 뚝딱 만들어 주세요.
5년 후
박통
안녕들 하십니까? 여기에서 이런 것을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영혼이 없는 사람들
어떤 것인지?
박통
원칙대로 하면 뭐든지 될 것 같아요.
무영혼
주문만 하시면 알아서 해드립니다.
박통
음, 이런 거예요. 증세가 아닌 듯하면서 사실상 증세를 할 수 있는 세법 개정인데요.
무영혼
좀 힘드네요.
박통
그럼 이런 건 어때요? 민영화가 아닌 듯하면서 사실상 민영화를 할 수 있는 공기업 개혁이에요.
무영혼
그것은 더 힘들어요.
박통
원칙대로 만들어주세요.
보수논객으로 유명한 전원책 변호사가 한 TV토론회에서 수서발 KTX 법인 면허 발급에 대해 "민영화가 아니라는 청와대와 여당이 더 이상하다"고 비판했다. 공기업 개혁을 위해 민영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전 변호사는 민영화는 절대 아니라고 하는 여권을 비판한 것이다. 이 분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신다. 민영화보다 더 힘든 것이 '민영화가 아닌 듯하면서 사실상 민영화를 하는 것'임을….
< 글·윤무영 | 그림·김용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