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전통정원의 재해석 ① 프롤로그전주시, 한국대표 관광자원 전통정원 조성 추진 / 덕진공원·건지산 일대 친환경생태체험벨트로

숲에 관하여/숲, 평화, 생명, 종교

by 소나무맨 2013. 10. 22. 17:32

본문

전통정원의 재해석 ① 프롤로그전주시, 한국대표 관광자원 전통정원 조성 추진 / 덕진공원·건지산 일대 친환경생태체험벨트로

정진우  |  epicure@jjan.kr
폰트키우기폰트줄이기프린트하기메일보내기신고하기
승인 2013.09.12  17:26:24
공감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네이버구글msn
  
▲ 전주시는 또 다른 한국대표 관광자원으로 덕진공원과 건지산 일대에 전통정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크기 절반에 해당하는 덕진공원 전경. 추성수기자

전주시가 덕진공원과 건지산 일원에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정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전주시는 현재 전북대 산학협력단에 덕진공원 전통정원 조성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의뢰한 상태다.

이에 본보는 덕진공원 일원을 어떻게 전통정원으로 탈바꿈시킬 것인지, 앞으로 이곳이 전주는 물론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등을 가늠해본다.

'전통시대상을 반영하여 관상·유락·휴식·심신수양 등을 위해 수목석(水木石) 등의 자연재료 및 조영물을 활용하여 한국의 미·상징성·기능을 위해 친환경적으로 가꾼 특정 토지'

'생활환경에 활력과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한 미적 공간으로서 민족 고유의 관습·생활환경 등으로 오랜기간 동안 계승·발전해온 문화공간 양식'

'미관·위락 또는 생태·실용 목적으로 생활환경 주위에 수목을 심고 특별히 조경처리한 토지'

전통정원의 정의를 일컫는 말들이다.

한국사람이라면 전통정원이 낯설지 않다. 연못과 숲 등이 어우러진 공간은 어릴 때부터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현대인들은 자연과 생태, 위안과 참살이에 잔뜩 허기를 느낀다. 시계태엽처럼 한치의 오차를 허용하지 않는 각박한 일상을 강요받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전주를 넘어 전북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전주한옥마을이 떠오르는 것도 같은 이유다.

고즈넉하고 아기자기한 한옥마을을 걷다보면 마음의 상처를 잊고 향수와 추억을 되새길 수 있다.

△또다른 '한옥마을'의 가능성

한옥마을은 전주의 자랑이지만, 역설적으로 전주관광의 임계점이기도 하다. 한옥마을 외에는 전주를 대표하는 관광자원을 찾기가 힘들다는 고민이 적지않다. 한옥마을과 어깨를 견주거나 능가할 수 있는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것이 전주발전의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전주시가 주목한 공간이 덕진공원이다. 덕진연못은 국내에서도 드물게 읍성형 전통정원(읍성·부성·궁성 앞 뜰에 위치하는 동산·원지)이다. 또 1000년의 역사를 가진 덕진연못은 고려시대 밀교의례(사월초파일 용왕굿)이 거행됐다는 자부심을 앞세워 역사성·상징성을 넉넉하게 간직하고 있다. 한옥마을이 도시인들에게 위안과 휴식을 제공하는 것처럼, 덕진연못이 제대로 전통정원으로 탈바꿈한다면 각박한 현실을 보듬어주는 쉼터로 자리잡을 수 있다.

△여의도 절반크기 어떻게

전주시는 덕진공원과 건지산 일원 357만2667㎡ 부지에 전통정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히 덕진공원을 중심으로 전통정원을 꾸민다는 구상에서 벗어나, 이 일대를 친환경생태체험벨트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게 전주시의 청사진이다.

여의도 크기의 절반에 해당하는 해당 부지에는 덕진연못외에도 조경단, 오송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체련공원, 어린이회관, 덕진예술회관, 전북도립국악원, 혼불문학공원, 전주동물원 등을 품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 넓은 부지에 전통정원이라는 오브제를 일관성 있게 펼쳐보일 수 있을까'라는 과제를 풀 수 있느냐가 사업 성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적 정원은 한마디로 차경(借景·경치를 빌린다)이다. 덕진공원 전통정원 사업도 앞으로 많은 것을 빌려야 한다. 전주한옥마을의 성공요인인 추억과 정경을, 도시인들의 향수를, 전주이씨의 발상지라는 역사적인 배경을 차용해야 한다.

결국 덕진공원 전통정원이 갖춰야 할 덕목은 '힐링'으로 요약된다. 위안과 휴식을 주고, 마음의 생채기에 새살을 돋게 하는 공간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이제서야 첫삽을 뜬 덕진공원 전통정원, 아직은 갈길이 멀고 지난해 보인다.



< 저작권자 © 전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