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대첩축제는 전남도가 생색내는 축제
해남·진도군은 보조역할만...김 빠지는 해전재현 축제 이미지 퇴색
-시대의 표적
매년 전남도가 주최하는 축제가 남도문화음식축제와 명량대첩축제, 농업박람회가 있다.
이 가운데 명량대첩축제는 세계 해전사에 길이 남을 명 전투인 416년 전 정유재란 당시 1597년(선조 30) 9월 16일 있었던 역사적 사건을 현장에서 재현하고 기념하기 위해 진도 울돌목에서 매년 개최하고 있다.
축제예산의 경우 13억원이 넘게 투입되고 전남도와 해남군이 공동 주최하는 형식이지만 사실상 예산을 쥐고 있는 전남도가 전 분야를 주관하고 해남과 진도군은 주민과 해전재현을 위한 선박동원, 축제장 주차관리 등을 지원하고 보조하는 역할만 하고 있다.
우선 축제의 핵심프로그램인 해전재현의 질적인 업그레이드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전남도는 축제기간인 지난 9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 중 이틀 동안이나 해전재현을 중복편성할 정도로 정성을 쏟았다.
하지만 동원된 선박들이 축포를 쏘며 오가다가 30여분 만에 끝났다. 전남도의 의도대로 “416년 전 승리의 감동을 관광객들에게 생생하게 보여주기에는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해상에서 당시 현장성을 살려 역동적으로 재현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밋밋한 해전재현을 앞으로 어떻게 더 업그레이드 할 것인지는 과제가 되고 있다.
또 이번 축제에서는 방문객들을 위한 편의 면에서도 여러 문제들이 지적됐다.
울돌목을 가운데 두고 해남과 진도 쪽에 주차장과 참관을 위한 데크가 설치됐으나 진도 쪽은 공사 마무리가 안 돼 관람객들이 비포장길을 이용해야 했다.
해전재현을 진도 쪽에서 볼 수 있도록 설치한 관람용 데크의 경우 진입도로부터도 완성이 안 돼 방문객들이 비포장 길을 걸어야 했으며 해안 쪽에는 난간대신 임시로 밧줄로 설치해 놔 안전사고 우려가 높았다.
여기에다 진도 쪽 녹진광장 부근은 공사현장과 다름없이 정리정돈이 안됐을 뿐 아니라 주차장 역시 비포장 상태라 방문객들이 주차 해 놓은 차량들은 흙먼지를 뒤집어 쓸 수밖에 없었다.
이밖에 예년처럼 명량대첩의 원혼을 기리는 ‘평화의 진혼무-위령 씻김굿’과 만가행렬이 있었지만 단순한 상여행렬이라는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사라져가는 민속문화를 한국의 전통적인 관광상품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서는 질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만가행렬의 경우 매년 의례적으로 해 왔던 수준에 머물렀다. 현대적으로 각색하고 전통을 계승하려는 마인드의 부족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전남도가 주관하는 행사치고는 해남군과 진도군은 들러리에 불과했다는 지적은 매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역사적 사건에 대한 정확한 주체는 지리적으로도 해남 또는 진도군민 임에도 전남도가 주최를 고집하기에 결국 이들 지역주체들은 전남도가 홍보하는 “역사에 대한 재현”이라기 보다는 생색은 전남도가 내고 뒤치다꺼리는 해남. 진도군이 떠맡은 이상한 축제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