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d on “Does female representation in top management improve firm performance? A panel data investigation” by Dezsö, C.L. & Ross, D.R.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2012, 33, 1072-1089)
왜 연구했나?대한민국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선출됐다. 숫자는 미미하지만 여성 임원은 점점 더 늘고 있다. 국내에서 여성이 고위직까지 진출하는 것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하지만 수적으로만 살펴볼 때는 국내 기업의 최고경영진 중 여성의 비율은 아직까지는 미미하다. 자본주의가 발달하고 여성에 대한 차별이 법적으로 엄격하게 금지된 미국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비슷하다. 특히 여성이 조직의 최고위층까지 오르는 사례는 많지 않다. 여성이 경영진에 포함될 때는 기업이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사례가 발생하는 것일까. 이 때문에 최고경영진에 여성이 포함됐을 때 기업의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여성이 전체 관리자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사회와 최고경영진 등에 진출한 여성은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최고경영진 중 여성이 한 명이라도 포함된 기업은 S&P 1500대 기업 중 30%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 마저도 정체상태로 증가하지 않고 있다.
무엇을 연구했나?여성이 최고경영진에 포함되면 다양성이 커져서 성과가 높아질 수 있다는 가정을 할 수 있다. 구성원이 동질적인 집단보다는 이질적인 집단에서 더 다양한 관점과 지식이 나온다. 또 좀 더 포괄적인 해결책이 고려되고 다양한 관점에 대해 좀 더 활발하게 토론이 진행되고 양질의 의사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 물론 과도한 다양성이 의사소통을 어렵게 한다는 주장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구성원의 다양성 때문에 생기는 어느 정도의 갈등과 불만은 의사결정의 수준을 높일 수 있다. 다양성에 대한 연구는 인종과 나이, 성별, 학문적 배경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진행돼 왔다. 여성이 관리자의 역할을 맡을 때 일반적으로 더 민주적이고 참여적인 방식으로 조직을 관리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래서 여성이 최고경영진에 포함될 때 최고경영진의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 여성이 최고경영진에 포함되면 중하위직 여성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될 수도 있다. 여성이 포함된 최고경영진은 성과를 높일 뿐만 아니라 하위직이나 중간계층 여성 관리자에게 자신이 갈 수 있는 경로를 제시하고 업무에 대한 동기를 제고할 수 있다. 창의성과 혁신성 또한 높아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집단의 다양성은 창의성과 혁신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업의 혁신강도가 높을수록 최고경영진에 여성이 포함된 효과가 더 커질 수도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여성이 최고경영진에 포함될 때 다양성의 효과에 따라 최고경영진의 성과를 증진시키고 궁극적으로 기업의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을 검증했다. 또 여성이 최고경영진에 포함될 때 나타나는 긍정 효과는 기업의 혁신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가설도 검증했다.
어떻게 연구했나?미국 메릴랜드대 크리스티안 데즈죄(Cristian Dezsö) 교수팀은 1992년부터 2006년까지 S&P ExecuComp(S&P 1500대 기업의 임원 정보)와 S&P의 CompuStat(기업 성과 정보)를 활용해 최고경영진의 여성 임원 포함 여부와 기업성과 등에 대해 조사했다. 최고경영진에 여성이 포함될 때를 1, 여성이 포함되지 않을 때를 0으로 분류한 더미변수를 활용했다. 기업의 성과는 토빈의 q를 활용했다. 토빈의 q는 기업의 시가총액을 순자산가치로 나눈 비율로 기업의 장래가치를 중심으로 평가한 성과다. 기업의 과거가치를 중심으로 평가한 성과인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 등과는 비교되는 개념이다. 기업의 혁신강도(innovation intensity)는 총자산 대비 연구개발 비용의 비율을 활용했다. 기업의 규모와 연혁, 부채율, 이전년도 총자산 대비 자본지출비, 이전년도 총자산 대비 광고비, 자본금 대비 감가상각비, 최고경영진의 수 등을 통제변인으로 사용했고 기업의 성과에 미치는 다른 변수들의 효과를 측정했다.
무엇을 발견했나?최고경영진에 여성이 포함됐을 때는 그렇지 않은 사례보다 토빈의 q가 1.19% 더 높게 나타났다. 이를 기업가치로 환산했을 때 대략 4200만 달러의 가치를 지녔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기업의 혁신강도가 최고경영진에 여성이 포함된 효과를 조절하는지에 대한 결과는 기업전략이 혁신에 역점을 두면 둘수록 최고경영진에 여성이 포함된 효과는 더욱 커졌다. 최고경영진에 여성을 포함시키는 방법으로 경영성과를 높이려는 기업들은 기업의 혁신성을 제고하려고 노력할 때 그 효과가 더 커진다는 것이다.
어떤 교훈을 주나?여성이 최고경영진에 포함될 때 기업의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와 같은 긍정적인 관계는 기업이 전략의 일환으로 혁신을 추구할 때 더 강해진다. 구체적으로 미국 S&P 1500대 기업의 경우 최고경영진에 최소 한 명 이상의 여성을 포함할 때는 그렇지 않을 때에 비해 4000만 달러 이상 기업 가치의 상승효과를 낼 수 있었다. 이는 기업이 하위직과 중간관리직에 여성 비율을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최고경영진에 여성 인재를 포함시키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결과다. 이번 연구는 미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지만 국내 연구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여성 임원 비중은 아직 1%대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업들은 양성평등이 기업 성과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좀 더 깊이 고민하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송찬후 KAIST 경영과학과 교수 chanhoo@kaist.ac.kr 필자는 성균관대 산업심리학과를 졸업하고 University of Wisconsin-Oshkosh에서 심리학 석사, University of Nebraska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Fairleigh Dickinson University에서 조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관심 분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윤리경영, 기업범죄, 리더십 등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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