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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연속 수능 전국 평균 1위… 제주도 公교육의 3가지 비결

교육, 도서 정보/교육혁신 자치의 길

by 소나무맨 2013. 7. 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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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연속 수능 전국 평균 1위… 제주도 公교육의 3가지 비결, ①교사 열정적 노력 ②학교간 경쟁체제 ③읍면 소학교 지원

입력 : 2013.07.02 02:59

[上] 제주 公교육의 힘
高3선생님 11시 넘어 퇴근, 그들이 공교육 힘의 원천… 학부모도 교육에 믿음 강해

지난 27일 저녁, 제주시 제주제일고 교실은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빈 책상이 드물었다. 전교생 10명 중 9명꼴로 밤 9시까지 '1차 야간 자율학습'을 한다. 밤 11시까지 '2차 야간 자율학습'을 하는 학생도 절반이 넘는다. 교사들도 밤 9시까지 남아 학생들 질문을 받고 자율학습을 지도한다. 고3 교사들은 대부분 오전 7시쯤 출근해 밤 11시가 넘어 퇴근한다. 제주제일고 오창환 교사는 "같은 시간 제주시 어느 고등학교에 가도 똑같은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며 "제주 교육이 성과를 내는 원초적 힘은 학교, 즉 공(公)교육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교사 덕에 신뢰받는 제주 학교들

6년 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살다 제주로 이사한 한재섭(53)씨는 현재 자녀 둘을 고등학교에 보낸다. 한씨는 "주말에 아이들이 과외활동을 할 때도 교사들이 꼭 동행하는 등 교사들 희생이 있기에 학생들 성적이 좋은 건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1일 오전 제주시 연동 제주중앙중 1학년 학생들이 과학시간에 학교 과학실에서 현미경으로 식물관찰 수업을 하고 있다. 제주중앙중 고인숙 교장은 “학생들이 내신성적과 시험을 통해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때문에 중학생들도 학교 수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일 오전 제주시 연동 제주중앙중 1학년 학생들이 과학시간에 학교 과학실에서 현미경으로 식물관찰 수업을 하고 있다. 제주중앙중 고인숙 교장은 “학생들이 내신성적과 시험을 통해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때문에 중학생들도 학교 수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종현 객원기자
제주도 교육과 다른 지역의 가장 큰 차이점은 학생이나 학부모의 공교육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는 점이다. 사교육 의존도도 낮다. 지난 2005년까지 서울의 고등학교에서 근무했다는 제주제일고 오창환 교사는 "서울에서는 학교가 끝날 무렵 '애를 학원 보내야 하니 야간 자율학습 빼달라'는 학부모 전화가 빗발쳤는데, 제주는 전혀 그렇질 않다"고 했다. 제주도교육청은 고3 담임 교사들 가운데 일정 시간 이상 초과근무한 교사에게는 승진 가산점을 주는 식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제주도 교사들이 유독 신뢰를 얻는 이유는 지역적 특성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제주도교육청 윤양섭 장학지원과장은 "제주도에는 2차 산업이 발달하지 않아 교사와 공무원의 사회적 지위가 높은 편이고, 지역사회가 크지 않아 교사들의 평판이나 능력에 대한 소문이 유리 항아리 들여다보듯 쉽게 퍼지기 때문에 교사들 스스로 자기관리에 투철하다"고 밝혔다.

◇교육 투자하면 일반고도 변한다

제주외고에 다녔던 양연수(17)양은 지난해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세화고로 전학하면서, 일주일에 두 번 다니던 영어학원도 그만뒀다. 학교 영어 심화반에서 듣는 수업과 야간 자율학습만으로도 성적을 충분히 올릴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양양은 "영어 소설을 읽고 독후감을 쓰기도 했고, 학교 여름방학 캠프 때 중국어도 배웠다"고 말했다.

양양이 선택한 세화고는 지난 2007년 '제주형 자율학교'로 선정된 이후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기초학력이 도시보다 다소 떨어지는 읍면 지역 학생들이 많이 다녀, 학교 측은 '수준별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기숙사를 지었다. 기숙사생은 성적순으로 뽑고, 전담교사를 배치해 진학·진로 상담을 해준다. 세화고 김종식 교장은 "올해 졸업생 270명 가운데 164명이 4년제 대학에 입학했고, 20여명은 서울 지역 명문대에 입학하는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제주 공교육의 장점 세가지 정리 표
제주도교육청은 6년 전부터 세화고 등 61개 학교를 '제주형 자율학교'로 선정해 총 161억원을 지원했다. 선정된 학교는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연간 1억원씩 최대 4년간 지원받는다. 고전 제주교대 교수는 "제주도는 학교 수가 적어 다른 시·도 교육청에 비하면 학교당 지원받는 교육예산이 넉넉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제주식 경쟁'으로 성적 끌어올려

올해 중학교 2학년인 김모(15)군의 어머니는 지난해 서울서 제주도로 이사하면서 제주중앙중학교를 고집했다. 제주시 중학교 가운데 성적이 최상위에 속하기 때문이다. 이 학교 김수환 교무부장은 "교사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교장선생님이 생활지도를 맡고, 학력이 뒤처지는 학생은 방과 후에 교사들이 남아 따로 가르치는 등 학업 분위기를 만든 덕분"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중학교 때부터 학생들이 공부에 몰입하게 만든다. 제주시는 학교 평준화 지역이지만, 고입 선발시험도 치른다. 고교 내신성적과 고입 선발시험 성적을 합쳐 등급별로 나눈 뒤, 학교마다 학생수를 균등하게 배정해 고교 간 학력 격차를 줄인다.

한편 읍·면 지역 일반고는 비평준화로 학생을 선발한다. 이 학교들은 제주시내 평준화 지역 고등학교가 시험을 보는 날 동시에 같은 시험을 치러 내신성적과 합쳐 학생을 선발한다.

제주의 한 고교 교사는 "'특목고·자사고' 다음이 '일반고'라는 식으로 서열이 정해진 서울과 달리, 제주의 일반고는 특목고에 뒤처지는 학교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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