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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의 느낌 가정으로 연결되고 함께 충실할 때 삶이 풍요로워 진다

경제/경제와 경영, 관리

by 소나무맨 2013. 6. 27.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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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의 느낌 가정으로 연결되고 함께 충실할 때 삶이 풍요로워 진다

동아비즈니스리뷰 130 호 (2013.06.21) / 이승윤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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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The Spillover of Daily Job Satisfaction onto Employees’ Family Lives: The Facilitating Role of Work-Family Integration” by Ilies, R., Wilson, K. S. & Wagner, D. T.(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2009년, vol. 52: 87-102)

 

왜 연구했나?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달로 재택근무가 점차 각광을 받고 있다. 재택근무에서는 업무와 업무 외 시간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 ‘직장-가정 이전효과(work-family spillover)’다. 직장-가정 이전효과는 직장과 가정의 상호 영향으로 두 영역이 비슷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정서적인 측면에서 직장의 업무와 관련된 기분과 태도가 퇴근 뒤 가정에까지 영향을 미치거나 반대로 가정의 분위기가 직장의 업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사실은 여러 연구들을 통해 밝혀졌다. 퇴근한 후 가정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만족감과 안정감 등을 느낄 때 직장에서 느낀 스트레스를 풀고 에너지를 충전한다. 이는 다음 날 직장에서 신체와 정신적으로 건강한 상태에서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게 만드는 중요한 원동력이기도 하다. 만일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퇴근 뒤 가정에까지 영향을 미치면 장기적으로 감정이 상하고 정신과 신체적인 소진까지 초래할 수 있다. 업무와 업무 외 시간의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직장과 가정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직장인들은 직장과 가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구분하기가 어려워진다. 이런 상황은 직장과 가정의 이전효과를 더 촉진시켜서 직장에서 받은 기분과 태도가 퇴근 후 가정에서 느끼는 기분과 태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직장-가정 이전효과와 이를 촉진시키는 요인에 대한 분석은 이론과 실무적인 관점에서 시사점이 크다.

 

무엇을 연구했나?

이번 연구는 직장에서 경험하는 직무에 대한 만족이 가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있다. 연구팀은 직장에서 직무 만족도가 높은 날은 퇴근 후 가정에서 느끼는 긍정적인 감정이 높게 나타나고 부정적인 감정은 낮게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직장에서 직무 만족도는 가정에서 결혼 생활 만족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직원들은 퇴근 후 가정에서 그날 직장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가족과 이야기를 나눌 가능성이 높다. 직장에서 있었던 긍정적인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긍정적인 정서를 공유하게 돼 결혼생활에 대한 만족도도 상승시킬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직장-가정 역할통합(work-family role integration)’의 개념을 소개하고 직무 만족도가 가정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직장-가정의 역할통합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직장-가정 역할통합 정도가 낮은 직장인은 직장과 가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구분하고 분리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유형의 직장인은 직장에서 직무에 대해 만족하지 않더라도 직장에서 느낀 부정적인 정서가 가정에서 느끼는 본인의 정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직장-가정 역할통합 정도가 높은 직장인은 직장과 가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거의 구분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어 가족 휴가기간에도 회사의 e메일을 꾸준히 검색하는 행동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 같은 유형의 직장인은 퇴근한 뒤 집에서 배우자나 가족과 직장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 대화를 많이 나누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직장에서 직무 만족도에 따라 가정의 분위기와 결혼생활 만족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다음의 질문들에 대한 답을 설문으로 조사했다. 직장에서 자신의 직무에 만족하는 직장인은 퇴근한 뒤 가정에서도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가? 직장에서 낮은 직무 만족도를 보인 직장인은 퇴근한 뒤 가정에서도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것인가? 직무 만족도가 높은 직장인은 가정에서 결혼생활 만족도도 높게 나타날 것인가? 직장인이 직장과 가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분리하거나 통합하는 정도에 따라 이 관계들은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나무가지처럼 삶의 모든것이 이어진것을 표현한듯한 그림이다.

어떻게 연구했나?

미국 미시간주립대 경영대학 연구팀은 미국의 한 대학에서 근무하는 직원과 배우자 101명을 대상으로 3단계에 걸쳐 설문을 진행했다. 직원들의 직종은 행정직과 관리직, 기술직 등이었다. 응답한 직원들의 평균 연령은 42.7세, 평균 근속년수는 12.7년이었다. 1단계에서 직원들은 인구통계학적 변수와 긍정적 및 부정적 정서성향에 대해 응답했다. 직원들의 전반적인 직무 만족도에 대해서는 배우자가 응답했다. 배우자들은 전반적인 결혼생활에 대한 만족도에 대해서도 응답했다. 1단계 조사 종료 1주일 뒤 2단계 조사가 진행됐다. 월∼금요일 매일 오전 직원들은 직장에서 느끼는 긍정적/부정적 정서에 대해 응답했고, 오후에는 긍정적/부정적 정서와 함께 직무 만족도에 대해 응답했다. 퇴근한 뒤 저녁에는 해당 일의 결혼생활 만족도에 대해 응답했다. 배우자들을 대상으로 2단계에서는 오후7∼9시에 전화인터뷰를 통해 해당 일의 배우자(직원)의 긍정적/부정적 정서 상태에 대해 물어봤다. 2단계 조사를 마친 뒤 돌아오는 월요일에 3단계 조사를 실시했다.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직장-가정 역할통합 정도에 대해 온라인 설문에 응답하도록 했다.

 

무엇을 발견했고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연구팀은 크게 두 가지의 결과를 도출했다. 첫째, 직장에서 직무만족은 퇴근 후 직원의 기분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 직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돼 배우자 및 가족들에게도 본인의 기분 상태를 표출했다. 직원은 직장에서 일어났던 긍정적/부정적 일을 퇴근 후 가족들과 공유하는 과정에서 직장에서 느낀 정서가 배우자 및 가족들에게 전염되기도 했다. (감정의 전이 및 전염효과: emotional contagion). 이때 배우자와 가족들이 직원에게 심리적인 지지와 신뢰를 적극적으로 보여주면 해당 직원이 직장에서 경험했던 직무 불만족과 부정적인 정서가 상당 수준 치유되고 완화될 것이다. 직무 만족도가 퇴근 후 가정에서 경험하는 긍정적인 정서와 결혼 생활에 대한 만족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과는 경영인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직원들의 기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은 가급적 퇴근 시간이 가까울 때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대신 기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일을 퇴근 시간 가까이에 배치해서 직원들이 퇴근 후 가정에서 긍정적인 정서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또 기업과 일선 관리자들은 직원들이 직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반응할 수 있도록 직무의 긍정적인 면에 초점을 두고 현 직무가 직원의 성장과 발전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장기적인 경력개발 및 계획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예상대로 직원의 직장-가정 역할통합 정도에 따라 직장-가정 이전효과가 다르게 나타났다. 직원이 직장과 가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구분하지 않고 직장에서 직무 만족도가 높을 때 가정에서 느끼는 긍정적 정서 수준이 높아졌다. 직장에서 느끼는 직무 만족도가 낮을 때는 가정에서 느끼는 부정적 정서가 강해졌다. 반면 직원이 직장과 가정에서 본인의 역할을 구분하고 분리할수록 직무 만족도가 가정의 정서 상태에 미치는 영향이 적었다.

 

재택근무 등 유연 근무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기업은 이 같은 제도가 직원의 태도와 복지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직원이 자신의 직무에 만족하지 않고 부정적인 생각을 한다면 이를 막기 위해 기업은 직원들이 직장과 가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분리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그래야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가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보다 긍정적인 측면으로는 직장-가정 상승효과(work-family enhancement)를 들 수 있다. 직장에서 받은 긍정적인 기분이 가정으로 이어지고 가정에서 받은 긍정적인 기분과 태도가 직장으로 이어지는 직장-가정 상승효과는 직장인이 가정과 일터에서 자신의 역할을 보다 더 충실하게 할 수 있게 해준다. 인간은 자신이 맡은 일을 충실하게 할 때 삶이 풍요로워지고 충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과 가정이라는 두 영역이 점차 통합되고 있는 상황에서 직장과 가정 각각에서 찾을 수 있는 장점과 긍정적인 측면이 서로 긍정적인 상승효과를 불러일으키기를 기대한다.

 

이승윤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syrhee@hongik.ac.kr

필자는 서울대 경영대학에서 학사·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미국 미시간대에서 ‘조직행태론’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경영학회 조직행태론 분과에서 수여하는 ‘최고 박사학위 논문상’을 받기도 했다.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를 거쳐 현재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종업원의 감정 및 정체성, 사회적 네트워크, 팀 에너지 및 에너자이저의 효과 등을 주제로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에너자이저(2013)>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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