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모으는 호주 도시의 비결--희망제작소 사회혁신센터

2013. 6. 12. 23:18시민, 그리고 마을/시민사회운동과 사회혁신

'사람'을 모으는 호주 도시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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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 사회혁신센터여행사공공과 함께 사회혁신의 세계적 동향을 파악하고, 실질적인 사회혁신방법론과 사례를 공부하는 세계사회혁신탐방(Social Innovation Road)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2년 7월 아시아 편으로 방콕과 홍콩을 방문했으며, 이번에는 오세아니아 편으로 사회혁신의 모범적 실험이라고 불리는 호주의 멜번과 아들레이드를 다녀왔습니다. 우리 함께,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세계사회혁신탐방 오세아니아 원정대의 사회혁신 탐방기를 연재합니다.


⑨ 세계사회혁신탐방기 오세아니아
    '사람'을 모으는 호주 도시의 비결

세계사회혁신탐방을 위해 호주로 떠나기 전 원정대에게 이번 해외연수에서 가장 기대되는 바가 무엇인지 물었다.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는데 가장 큰 기대를 받은 일정은 호주 아들레이드의 Stephen Yarwood (이하 스테펜 야우드) 시장을 만나는 것이었다.

아들레이드의 스테펜 야우드 시장은 건축가 출신으로 39세라는 젊은 나이에 시장이 되었다.  우리와 함께 동행한 브렌튼은 아무도 스테펜 야우드가 시장이 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선거 당시 젊은 후보자답게 소셜미디어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시민들에게 정책을 알렸다고 한다.

이번 미팅은 아들레이드에서 가장 오랜된 공공건물인 아들레이드 타운홀에서 진행되었다. 스테펜 야우드 시장은 아주 밝은 미소로 원정대를 친근하게 맞이해 주었다. 이야기를 진행하기에 앞서 아들레이드에 대한 자랑이 시작되었다.



"아들레이드는 세계적으로 도시 디자인과 도시 설계로 유명하다. 지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도시의 사면이 공원으로 둘러져 있는 경우는 세계적으로 찾기 어렵다. 아들레이드는 최근 이코노미스트에서 선정한 살기 좋은 도시 5위 안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이곳을 천국이라고 부르고 싶다."

스테펜 야우드 시장은 건축가 출신답게 최근 아들레이드 시의회가 실시하고 있는 스플레쉬 아들레이드 프로젝트(이하 스플레쉬 아들레이드)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스플레쉬 아들레이드는 아들레이드 도심에 활력과 생기를 주기 위한 실험으로 단기간, 임시적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큰 그림 속에서 진행되는 대규모의 장기적인 도시 계획과 매우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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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플레쉬 아들레이드 공식 홈페이지

스테펜 야우드 시장은 지역공동체와 함께 아들레이드 시민들을 대상으로 시민들이 원하는 것을 조사해봤더니 10개 중의 7개가 ‘공공공간’에 대한 것이었다. 현재 프로세스를 따라 공공공간을 만드려고 하면, 9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래서 가볍고 빠르고 비용을 적게 들여 공공공간을 만드는 시도를 해보기로 결정했다. 스플레쉬 아들레이드는 팝업(pop-up)방식의 파일럿 프로젝트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아이디어를 빨리 테스트하고, 성공 여부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었다. 스플레쉬 아들레이드를 통해 공공공간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


스테펜 야우드 시장은 스플레쉬 아들레이드와 같은 프로젝트가 우리가 꿈꾸는 아들레이드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정부와 의회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새로운 도시를 만들기 위한 행동을 바로 시도하면서 이것이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플레쉬 아들레이드를 진행하면서 아들레이드 시의회는 3가지 성공을 이뤘다. 구의회 직원들이 공공공간 조성을 빨리 진행할 수 있는 노하우를 터득했다. 또한 스를레쉬 아들레이드 대표에게 의회의 관료적이고 형식적인 과정을 비껴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어 빠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했다. 끝으로 소기업(소규모 비즈니스)과 지역공동체가 깊숙이 참여해 이 프로젝트에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게 했다.

스플레쉬 아들레이드는 차가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를 만들어 시민들이 도시에 머물며 도시를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작은 도로를 막고 커뮤니티 마켓을 형성하고, 야외 테이블 등을 공공공간(오픈 스페이스)에 놓고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머물면서 휴식을 취하도록 유도했다. 야외 시네마, 탁구대, 간이 카페나 바 등을 설치해 시민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장치를 두기도 했다. 거리 파티라고 해서 거리 일부를 자전거 허브로 만들고, 소기업들이 거리에 음식과 간단한 음료를 판매할 수 있도록 했는데 아주 성공적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한 덕분에 시민들을 공공공간에 모으고 그곳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할 수 있었다.

‘사람’을 중심에 둔 공공공간에 대한 철학 때문인지 스플레쉬 아들레이드는 성공을 거뒀으며, 특히 젊은이들에게 아주 큰 호응을 얻었다. 스플레쉬 아들레이드가 진행되는 공공공간에 참여한 시민들의 50% 이상이 30대 미만의 사람들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스테펜 야우드  시장이 왜 이 프로젝트가 아들레이드의 미래를 위한 도구라는 생각을 입증해주는 것이다.


스플레쉬 아들레이드는 시민들이 도시의 미래를 함께 그릴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에 대화의 장을 많이 마련했다. 대화의 장을 통해 시민들이 꿈꾸는 미래 도시는 야외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고, 자동차 통행량이 적으며,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거리가 잘 조성되어 있고, 창조적인 예술이 접목된 도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볍고, 빠르고, 저렴하게(lighter, quicker, cheaper)를 모토로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기존 200만 달러(한화 약 20억)로 진행되었던 공공공간 프로젝트를 20,000달러(약 2000만 원)로 진행하며 저렴한 비용으로 공공공간 프로젝트 실현이 가능한지 실험해 볼 수 있었다. 또한 시민들을 거리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하여 즉각적인 반응을 통한 결과의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었다. 특히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홍보는 이번 프로젝트의 큰 성공요인이 되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재미와 흥미를 제공해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낸 것이다. 이런 성공에 힘입어 이번 여름에는 더 많은 주정부 예산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스플레쉬 아들레이드와 같은 실험은 북아메리카와 유럽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스테펜 야우드 시장은 호주 내에서 아들레이드가 이러한 흐름을 이끌고 있으며, 이를 통해 최근 여러 가지 상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도시는 복잡하고 종합적인 대상이어서 효과적인 변화를 이끌기가 어렵다. 스플레쉬 아들레이드는 시민들과 작은 실험을 진행하면서 시민들의 요구에 빨리 대응하는 도시를 형성하고 있다. 통합디자인위원회의 5000+ 가 아들레이드의 종합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다면, 이와 더불어 스플레쉬 아들레이드는 아들레이드를 빠르게 미래의 모습으로 창조할 것으로 보인다.

글_ 한선경 (사회혁신센터 선임연구원 alreadyi@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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