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4. 26. 17:41ㆍ강과 하천/전북의 강 이야기 시리즈
동진강의 봄소리를 듣다
동진강은 만경강과 함께 전북에서 발원해 새만금으로 흘러들어가는 전북의 또 하나의 젓줄입니다.
동진강 유역은 구석기시대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해 마한, 백제, 고려, 조선, 근데 동학농민혁명과 일제강점기를 거쳐온 수천년의 애환이 함께 흐르고 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동진강의 모습을 담기 위해 우선 간 곳은 바로 정읍천입니다.
<폭포공원 위에서 바라본 벚꽃 만발한 길다란 정읍천의 모습>
정읍천은 정읍에서 발원해 정읍시가지를 지나는 이름 그래도 정(우물)읍(마을) 입니다.
신증동국여리승람과 대동지지에는 정읍천의 옛 이름을 모천이라고 기록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통일신라 757년에 정촌을 정읍이라 부르기 시작해 1500년이 지난 현재에도 같은 이름이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정읍천은 내장산 까치봉, 입암산에서 발원해 두 물줄기가 정읍 상평동에서 합류합니다.
이 물줄기는 정읍 시가지를 가로질러 북으로 흘러 이평면과 신태인의 경계지점인 만석보에서 동진강 본류(태인천)와 합류하게 됩니다.
<연지교 아래 있던 빨래터, 정읍시의 복원으로 다시 만들어졌으며 이 곳에서 현재도 샘이 쏟고 있다고 한다. 사진 오른쪽>
정읍천변은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로 발길이 잦은 곳이며, 빨래터가 복원되어 아직도 이 지역 주민들이 손발을 씯고 간단한 세척을 하는 장소로 이용되고 있기도 하다.
천변에 옛날부터 빨래터가 있었다고 하나 정확한 생성 시기는 베일에 가려있다.
이 빨래터의 특징은 정읍 천변가에서 솟아나는 지하수를 이용한 자연발생적인 공간이라는 점이다.
<폭포공원에서 바라본 정읍천>
정읍시를 길게 가로지르는 정읍천에서 매년 벚꽃축제가 열리고 있으며, 지금의 모습은 축제가 끝난 바로 직후의 정읍천이다.
이어 간 곳은 만석보가 있었던 이평과 신태인의 경계지역이다.
<만석보 기념비 앞에서 바라본 태인천(동진강본류)과 정읍천이 만나는 두물머리>
아직 이곳은 봄이 오지 않은 것 같다.
넓은 들판탓인지 찬바람이 쌩쌩불고 모랫바람까지 거칠게 흩뿌려대고 있었다.
정읍천을 받아들이는 만석보 두물머리 지역은 겨울에 철새 때가 내려앉는 곳으로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이 곳은 동진강 본류(태인천)와 정읍천이 만나는 두물머리.
<동진강 본류인 태인천의 모습>
<동진강 본류와 만나는 정읍천의 끝자락>
이렇게 두 물줄기가 한몸을 이뤄 광활한 동진평야의 젓줄이 되는 모양새다.
이 지역의 특별함은 동학농민혁명에 있다. 우리나라 농민항쟁인 동학농민전쟁의 발단이 된 고부민란이 바로 이 지역의 보와 물길을 둘러싼 싸움에서 비롯되었다.
고부농민봉기의 계기는 한마디로 만석보 쟁탈이었다.
만석보라는 이름은 만 섬을 경작하는 농지의 관개가 가능하다는 의미에서 붙여졌을 것이다.
하지만 만석보의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고 동진강 둑 위에 현재 막석보 유허지라는 비석만이 세워져 있을 뿐이다.
<두물머리에 세워진 만석보유지비>
"정도를 위해 죽는 것은 원통하지 않으나, 역적으로 몰려죽는 것이 원통할 따름이다"
이 곳을 떠나며 전봉준 장군이 사형선고를 받자 일어나 당당히 외쳤단 말을 다시금 새기며 살아갈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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