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 23. 08:28ㆍ시민, 그리고 마을/시민사회운동과 사회혁신
지난 5월 18일, 남원 평화의 집 수사결과 보도는 상상하기도, 인정하기도 싫은 내용들이었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남원평화의 집에서는 아동부터 성인까지의 발달장애인 29명이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이 피해자들에겐 모두 가족이 있으며, 가족들은 지역에서 함께 살아가길 간절히 바랬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발달장애인인 자녀 또는 형제, 부모, 그리고 그 가족들이 이용할 수 있는
사회복지서비스를 구할 수 없었기 때문에 결국 찾아간 곳이 평화의 집이었다고 합니다. 피해 가족들은 말합니다.
잘 돌봐줄 것이라는 원장과 직원들의 말을 믿었고, 최소한의 부양을 위해 매달 생활비를 쪼개 시설로 보냈다고.
안부가 궁금해 시설에 찾아가면 낡고 냄새나는 옷을 입은, 비쩍 마른 몸이 걸어 나왔고, 그 몸이 품에 안길 때,
억장이 무너졌지만. 그래도 행여 시설에 싫을 소리를 했다가 가족들이 돌아간 뒤 혼자 남겨질 아이가,
부모가 혹 시설에서 해코지라도 당할까봐 조용히 새 옷을 사 입히고, 맛난 것을 먹이고 등을 토닥이며
시설 안으로 돌려보내야 했습니다. 그러나 가족들의 안녕의 바람과 침묵에도 불구하고, 결코 믿고
싶지 않은 일들이 이곳 평화의 집에서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발달장애인이 가진 특징이 있습니다. 이 특징들은 더욱 잘 이해되어야 하고, 이 특징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했어야 하는 것이 바로 평화의 집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JTBC 방송에
나온, 여전히 이 곳 시설에서 근무하고 있던 직원과 시설관계자들이 인터뷰를 들어보니
바로 “발달애인들의 이 특징”이 “일상적으로 일어난 폭행의 원인”이었다고 말하더군요. 그렇게 자신들을 변호했습니다.
이 무지한 직원들은 한편으론 발달장애인의 특징을 잘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생활하는
발달장애인들이 폭행을 당했다 한들, 자신에게 가해졌을 어떤 고통도 언어로 표현해 낼 수 없을뿐더러,
도움을 요청할 수 없다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직원들은 보호의 책임자이자 서비스의
제공자가 아닌 사육사로서 군림했고, 통제를 이유로 마음껏 폭행하고 은폐했습니다.
때때로 몸에 드러난 상처는 ‘스스로의 도전행동 때문이었다.’며 상해의 원인을 피해자인
발달장애인에게 돌렸고, 가족들의 눈을 속였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피고인 김00의‘장애인을 돌보는 시설에 근무했다’는 조건이 선의로 해석되어 선처 받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평화의 집에 선의는 없었으며, 피고인 김00은 무자비한 폭행자이자,
사건의 주도자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재판장님, 피고인 김00 대한 엄중한 처벌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재판장님의 정의로운 판결이 인권침해 피해자들의 상처를 위로하고, 나아가 이 사회의 악습에 경종을 울릴 수 있길 바랍니다.
2016.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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