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 전북지역 규탄 목소리 이어져-- 참소리에서

2015. 11. 5. 22:52이런저런 이야기/다양한 세상이야기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 전북지역 규탄 목소리 이어져

전북교육청, "국민 무시한 정부 정책 성공 어렵다", 역사교사, "거짓과 진실의 싸움"

2015.11.03 21:22

박근혜 정부가 3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를 한 가운데, 전북지역에서는 규탄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확정고시가 발표된 11시 새누리당 전북도당 앞에서 긴급 집회를 개최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정부는 의견 수렴 기간에 온라인으로는 의견 수렴을 받지 않고, 우편, 팩스로만 의견을 받았다”면서 “이마저도 팩스 기기의 전원을 꺼놓아 의견 수렴을 제대로 받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정권의 입맛대로 역사를 바꾸려는 시도를 저지하기 위한 광범위한 저항을 조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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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를 하자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새누리당 전북도당 앞에서 긴급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이날 저녁 6시에는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주최한 규탄 집회도 진행됐다. ‘한국사 국정화 고시 강행, 전북도민규탄대회’로 명명된 이날 집회에는 약 2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전주 시내 오거리광장에서 진행된 집회는 역사교사, 학생 등 시민들의 발언이 있었고, 투쟁결의문도 낭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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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역 시민 200여 명은 3일 오후 전주 시내 오거리광장에서 열린 '한국사 국정화 고시 강행 전북도민규탄대회'에 참여했다.


단체들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정부는 각계각층의 수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역사쿠데타를 감행했다”면서 “한국사 국정화 강행하는 ‘유신의 딸’, 역사의 준엄한 심판과 국정교과서를 끝까지 막아낼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 참여한 전북대 4학년 손종명씨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청년들이 ‘헬조선’이라는 말을 하는 것은 역사교육을 제대로 못 받아서 그런 것이라는 말을 했다. 말을 똑바로 해야 한다. 지금 청년들이 ‘헬조선’을 말하는 것은 역사교육을 잘 못 받아서가 아니라 바로 박근혜 정권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우리 세대의 사명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우리의 사명은 잘못된 역사를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이라면서 “자신들의 잘못된 역사를 올바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이 지금 국정화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원광중학교 역사교사 김억동씨는 “역사를 가르치는 것이 정말 힘든 시기인 것 같다”면서 “최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반대한 이슈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반대의 목소리가 컸는데 강행하는 것을 보면 정말 정부가 뻔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지금 독사과를 삼킨 것”이라고 국정화 고시 확정에 대해 평가했다.


김억동씨는 “새누리당은 국정화 논란을 진보와 보수의 역사전쟁이라고 평가하지만, 역사학자와 역사교사 대부분을 좌편향으로 모는 태도는 지성에 반하는 태도다. 그래서 국정화 논란은 근대문명을 거부하는 야만과 지성의 싸움이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들이 검정한 교과서가 왜곡이라고 말하는 태도로 비춰볼 때, 상식과 몰상식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또한, 주체사상을 교육한다는 거짓을 주장한다는 점에서 진실과 거짓의 싸움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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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국정화 고시 강행 전북도민규탄대회'에서 한 참가자가 박근혜 대통령 퇴진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한편, 전북교육청은 국민 60%와 역사학자의 90%가 반대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확정 고시한 것에 대해 “예정보다 앞당겨 군사작전을 펼치듯 고시를 강행했다”고 평가했다.


전북교육청은 3일 논평을 발표하고 “국민을 무시한 정부 정책은 성공하기 어렵다”면서 “국민의 자존심과 국가의 위상을 무참히 깎아내리면서까지 극히 일부 독재 국가나 저개발국가에서 채택하고 있는 국정교과서를 만들겠다고 하는 일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이번 확정고시로 1년짜리 국정교과서는 만들 수 있을지는 몰라도 국민의 신뢰와 권력행상의 민주적 정당성을 잃었다”며 “전북교육청은 공언한대로 국정 역사교과서의 폐해를 최소화하고 그 하자를 바로잡기 위한 대응책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도 이 날 논평을 통해 “국민들이 왜곡된 역사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역사를 왜곡하는 자는 역사의 심판대에 서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