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年(노년)의 공동체, 로뿌끼리
2015.06.08. 06:25
http://blog.naver.com/cojaya/220383183992
노인의 노인에 의한 노인을 위한 나라, 핀란드가 부러운 것은 나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노후빈곤에 대한 불안으로 모두가 심각한 우울증을 앓는 중이시니.... 사회가 행복해지려면 먼저 공직사회부터 청렴해야 하지만 대한민국은 마피아공화국이란 칭호가 붙을만큼 공직사회의 비리가 그 뿌리를 깊이 내렸다. 국회는 여전히 계파논쟁으로 시끄러우며 국민의 행복을 위해 헌신하며 청렴해야 할 공직사회는 저 윗물부터 아예 흐릴대로 흐려져서 아랫쪽으로 내려오면 바닥이 안보이니.. 모두가 행복한 사회로 가려면 먼저 사람들이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한다. |
老年(노년)의 공동체, 로뿌끼리
(“핀란드 슬로우라이프” 도서/나유리+미셀 렘블린/p060~069)
2000년부터 헬싱키 시의 아라비안란따Arabiaranta(아라비아 해변 지역)에서는 새로운 건축물을 세울 때 건축 자금의 1~2%는 조형물을 설치하거나 주변 환경을 예술적으로 조성하는 데 쓰고 있다. 그 결과, 아라비아란따는 예술과 디자인이 살아 숨쉬는 헬싱키의 매력적인 지역으로 부상했다. 무엇보다 이 지역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산업과 거주, 예술과 기술 등이 뚜렷한 대조적 환경을 이루고 있다. 게다가 알토·예술 디자인 대학교가 위치한 지역이어서, 이 지역 거주자들은 알토 대학과 연계하여 다양한 협력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처럼 아라비아란따는 다양한 실험들이 진행되면서 헬싱키에서 특히 이목이 집중되는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 실행했던 프로젝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핀란드에서 최초로 설립된 노년층을 위한 공동체 “로뿌끼리Loppukiri”다. 쉽게 말해 노인들을 위한 공동주택이며 총 58가구가 살 수 있는 7층짜리 노인 전용 아파트가 아라비아 거리 19번지에 위치해 있다. 다른 서양문화권과 마찬가지로, 핀란드에서도 나이 든 부모는 자녀들을 독립시켜 떠나보낸 뒤 외따로 살아간다. 한국과 달리 이곳에는 ‘부모를 모시고 살아야 한다’는 개념이 없다.
부모가 거동이 불편할 경우 양로원에 들어가고, 은퇴 후 건강한 노년층은 작은 아파트에 사는 것이 일반적이다. 로뿌끼리는 양로원이라기보다는 ‘노인공동체 아파트’라는 표현에 더 걸맞는다. 내가 로뿌끼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6년의 건축 프로젝트가 막 끝난 뒤, 아파트가 완공되어 입주자들이 살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2000년에 시작된 자발적 은퇴 공동체인 이 프로젝트는 나에게 문화적 충격과 함께 뜨거운 감동을 주었다.
그들의 대안적 노인주택 공간과 커뮤니티에 초점을 맞춘 성공적인 이야기는 핀란드에서 책으로도 출간되며 언론에 연일 보도되었다.
헬싱키에 살고 있는 1938년생 달스트룀Marja Dahlstrom은 젊은 시절 예술 역사가로 활동하면서 스위스에서 공부하고, 교육 계통에서 일했다. 은퇴 후 달스트룀은 남편과 함께 노후 설계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그녀에게는 같은 고민을 하는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이 여럿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는 주변의 은퇴자들을 한 명 한 명 찾아다니며 뜻을 전한 끝에, 2000년 8월 활동적 노인협회를 만들었다. 협회는 헬싱키 시에 노인공동체 아파트를 만들 테니 시유지를 임대해달라고 요청했다.(헬싱키는 토지의 약 70%를 시가 소유하고 있다).
핀란드는 세계에서 인구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과거에는 노인복지가 사회의 책임이었지만, 1990년대 경제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노인들에 대한 서비스와 예산이 대폭 삭감되었고 이러한 정책은 급기야 노인 자살률 급증으로 이어졌다.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헬싱키는 토지 임대를 허가하고, 건설회사와 공동조약을 작성했다.
2001년 1월, 헬싱키 시에서는 노인들을 위해 몇 곳의 부지를 선정해주었다. 협회는 고심 끝에 전원생활과 도시의 혜택을 고루 누릴 수 있는 아라비아 지역을 선택했다. 이곳은 자연과 더불어 살 수 있으면서 동시에 트렘 노선이 도시 중심가까지 연결되어 교통도 편리한 곳이다.
협회는 스웨덴의 한 노인 공동체를 벤치마킹하여 자료를 조사하고 계획을 구체화시켰다.
두 나라 노인 공동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스웨덴의 경우에는 노인들이 월세를 내며 생활하고 있지만, 핀란드의 로뿌끼리는 노인들이 집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청에서 토지 이용권만 장기 계약으로 임대한 덕분에 주민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로뿌끼리의 재산은 사설주택조합 소유로 되어있으며 조합원의 대부분은 공동체의 구성원이다.
로뿌끼리는 2004년 가을에 신축공사에 들어가 2006년 4월에 완공되었다. 집의 크기는 11평에서 24평까지 다양하다. 7층짜리 건물에는 2층부터 6층까지 58가구가 살고 있으며, 1층과 7층은 공동 편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프로젝트는 ‘협동 거주운동Co-housing Movement'에 영감을 받아 실행된 것이다. 공사에 들어가기 전 2년 동안 협회의 입주자들은 건축가와 연구원, 디자이너들과 만나
고급 카페가 부럽지 않은 옥상의 테라스, 주민들을 위한 파티가 종종 열린다.
집의 구조와 가구 선정부터 수납장의 높이, 콘센트의 위치 등까지 세세하게 의논하며 직접 자신이 살 곳을 설계했다. 또한 개인의 공간뿐만 아니라 공동 공간인 주방과 식당, 거실, 세탁실, 자전거 보관소, 지붕 밑 테라스, 커다란 승강기 등도 그들의 요구에 의해 설계되었다. 위층에 설치된 두 개의 사우나와 체력 단련실, 손님을 맞이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과 벽난로 등도 마찬가지다. 주민들이 가장 멋진 장소라고 말하는 옥상의 테라스는 고급 카페가 부럽지 않은 곳으로 전망이 훌륭하다. 덕분에 이곳에서는 종종 주민들을 위한 파티가 열리곤 한다. 한 번은 이곳에서 만나 결혼을 하게 된 노부부의 피로연이 열리기도 했다. 주민들은 마지막 일생을 이곳에서 보내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집을 설계하는 전 과정에 큰 의미를 두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현재 헬싱키의 많은 은퇴자들은 로뿌끼리에서 남은 일생을 보내고 싶어 한다. 이러한 수요와 성공적인 아파트 건설에 힘입어 2008년부터 깔라시따마 지역에 지어지기 시작한 제2의 로뿌끼리는 2015년 완공 될 예정이다.
로뿌끼리는 핀란드 최초의 노년 공동체로, 실버 세대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이 아파트에는 58가구가 생활하고 있으며 다양한 활동을 통해 단체생활을 즐기고 있다.
로뿌끼리의 생활을 더욱 만족스럽게 하는 이유는 몇 가지 공동생활에서 지켜야 하는 규칙 덕분이다. 여름휴가 기간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5시는 모두가 함께하는 저녁 식사 시간이며, 모든 공동 시설은 여섯 개의 조가 일주일씩 돌아가며 관리하고 있다. 올해 70세인 헬리 할머니는 ‘매일 끼니 걱정 안하고 다양한 음식을 먹는 게 좋다’며 로뿌끼리의 가장 큰 매력을 공동 식사시간으로 뽑았다.
또한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수리를 제외하고는 최대한 외부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이곳의 기본 원칙이다. 젊은 사람들보다 조금은 더디고 서툴지라도, 그들은 스스로가 하는 일에 성취감을 느끼고 자랑스러워한다. 이러한 공동체 의식은 노인은 나약하고 발전하지 못한다는 일방적 사고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준다. 이곳에서는 조원들이 함께 식사준비를 하거나 청소를 하면서 자신이 사는 공간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협력하고 있다. 로뿌끼리에서 눈에 띄는 점은 행사나 일정 등을 알리기 위해 아파트 입구에 벽보를 붙이는 일은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들 안에서의 소통을 위하여 알토 대학 연구팀에서는 일상 관리를 위한 웹 소프트웨어인 ‘미나Mina'를 개발했다. ’미나‘라는 이름은 핀란드 최초의 여성 국회의원 19명 중 한 명인 '미나 실란파Miina sillanpaa (1866-1952)'에서 따온 것으로, 생전에 다방면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그녀에게 존경을 표하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로뿌끼리의 입주자들은 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영화관람 같은 이벤트를 알리거나 당번 일정을 공유하는 등 전반적인 스케줄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자신만의 요리법을 공유하거나 벼룩시장을 공지하는 등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하다.
로뿌끼리의 입주조건은 48세 이상이지만 현재 거주자의 대부분은 70대 전후의 노인들이며, 최고 연장자로 90세가 넘는 분도 있다. 우리부부는 이곳의 거주자들과 함께 공예와 ‘굿 라이프good life’ 프로젝트를 함께 하며 그들의 재능 나눔 활동을 진행했다.
로뿌끼리에서 생활하고 있는 노인들은 얼마 남지 않은 인생에서, 좋은 친구들을 만났다며 서로의 우정을 과시했다. 노년의 공동체생활은 그들에게 또 다른 삶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
평균 연령 74세로 손재주가 좋은 로뿌끼리 4인방인 헬리, 마리따, 오넬바, 타루 할머니는 뜨개질로 모자를 떠서 기부하는 활동에 적극적이었다. 9월부터는 로뿌끼리의 대형 크리스마스 장식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녀들은 “이런 거 한번 만들어보면 어떨까?”라고 말하며 신문과 잡지에 나온 아이디어를 오려 와 새로운 프로젝트 주제를 정하곤 했다. 매일 저녁 식사 후 잠자리로 돌아가기 전까지 이들은 7층 공간에 모여 손을 바삐 움직였다. 각자의 독립적인 주거 공간이 있지만, 늘 함께 모여 있는 시간이 더 많은 이 네 할머니들은 서로를 로뿌끼리에서 만난 가장 소중한 인연이라고 이야기 했다. 로뿌끼리에는 현재 요가, 영어, 회화, 합창, 생태 관찰, 에어로빅, 문학, 공예 등 다양한 클럽이 있으며, 매달 각종 단체 행사가 열린다. 헬싱키 외곽 지역으로 당일치기 단체 여행을 간다거나 공연을 관람하기도 하며, 함께 하는 음악회, 시 낭송 등 늘 다양한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그들은 단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산다고 모두 공동체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함께 나누고 함께 즐길 수 있어야만 진정한 공동체의 삶이라고 말이다. ‘아무리 좋아도 시설은 시설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그들은 사회에서, 나라에서 채워주지 않는 부분을 사람과 사람이 모여 채워나간다.
마라톤 선수들은 마지막 트랙을 돌 때 비로소 전력 질주를 시작한다고 한다. ‘마지막 질주’라는 뜻의 ‘로뿌끼리’는 그들이 남은 생을 얼마나 행복하게 보내고 싶어 하는지를 절실히 보여주는 이름이다. 로뿌끼리의 사람들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더 활기차게 달리고 있다. 그들은 이제껏 달려왔다고 해서 쉬고 싶어 하지 않는다. 2006년 로뿌끼리의 완공으로 그들의 꿈은 실현되었으며, 그들은 더 많은 이들을 위해 제2의 로뿌끼리를 준비하고 있다. |
세금을 줄이는 것에 반대한다.
싱가폴에서 일하다가 핀란드로 이주해 온 지인이 세금 이야기를 꺼내며 울상을 지었다. 핀란드에 오니 싱가폴에서 내던 세금의 네 배를 더 내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 역시 연금 5.15%, 실업보험 0.6%, 거기에 개인소득에 비례하는 개인소득세까지 제하고 나면, 월 급여액과 실수령액의 차이가 상당해서 월급명세서를 받을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곤 했다. 매 달 보는 명세서인데도 ‘정말 많이도 떼 가네!’ 하는 말이 습관적으로 나왔다. 버는 만큼 누구나 다 내는 세금이지만, 핀란드인들이 갖고 있는 ‘우리는 세금으로 자랐다’는 의식에 내게는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남의 나라에서 국민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세금을 낸 대가로 충분히 돌려받을 혜택을 누릴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에 그런 하소연을 하는 것이 당연하게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만큼 세금으로 냈다고 해서 내 생활이 곤란한 지경에 이르는 것도 아니다. 세금은 어디까지나 일 년의 소득에 비례한 것으로 합리적이다. 세금이 많이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벌었다는 것이고, 세금이 적게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적게 벌었다는 뜻이다. 아주 간단하고 상식적인 원리다.
핀란드인들은 사회에 불행한 이가 많다면 결코 행복한 사회가 아니라고 믿는다. ‘나만, 내 가족만 행복하면 된다’는 생각과는 정반대로, ‘주변 이웃과 사람들이 건강해야 사회가 건강하다’라고 생각하는 핀란드인들은 선진국가의 성숙한 국민의식이라고 평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곳, 이런 사회를 만드는 것은 어떠한 제도나 법규가 아니라 오직 사람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이해를 높이는 집단의식과 ‘나만 잘살면 그만’이라는 이기주의에 반대하여 개인의 개성을 강조하고, 집단과 개인을 조화롭게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다 보면, 멀리 보려는 의식을 놓치기 쉽다, 하지만 핀란드 교육은 ‘함께 가자! 그러면 더 행복하다’라고 말한다.
[출처] 老年(노년)의 공동체, 로뿌끼리|작성자 되돌림
실버 공동체로 유쾌한 인생 2막을 열다!
원글보기-> 경제다반사 2014.04.11
핀란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 중에서 고령화 속도가 아주 빠른 나라입니다. 하지만 이 나라는 30년 전부터 고령화에 대한 국가차원의 준비를 착실히 해왔습니다. 그래서인지 핀란드의 노인들은 다른 어느 나라 노인들보다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로푸키리’라고 불리는 노인 주택 공동체입니다. 국내에서도 최근 고령자 전용 주거공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 로푸키리는 고령화 시대의 대안 중 하나로 삼을 만 합니다. 핀란드의 로푸키리에 대해 살펴보고 우리나라 고령자들의 주거공간은 어떻게 발전하면 좋을지 알아보겠습니다.
유쾌한 실버 공동체ㅡ 핀란드 '로푸키리'
핀란드 수도 헬싱키 외곽에는 조금 특별한 아파트가 있습니다. 바로 로푸키리입니다. 이 아파트 주민들의 평균 나이는 68세인데요, 얼핏 보면 일반 요양원과 다를 것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로푸키리는 시니어들이 직접 아파트를 설계하고 디자인한 데다 공동의 생활규칙까지 정해 함께 살고 있다는 점에서 요양원과 큰 차이를 보입니다.
우리말로 ‘마지막 전력질주’라는 뜻을 지닌 로푸키리는 지난 2006년 만들어진 핀란드의 실버 공동체입니다. 2000년에 은퇴한 할머니 10여 명이 ‘노인 요양시설에 가지 말고 노인 공동체를 만들자’고 의기투합한 것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이들은 시유지를 싼 가격에 임대해 1층과 꼭대기 층에 공용공간을 마련하고 2층부터 6층까지 58가구를 배치한 아파트를 세웠습니다. 시가보다 저렴한 입주금을 받는 시니어 공동체가 생긴다는 소식에 60~80대 노인들의 입주신청이 쇄도했다고 합니다. 입주가 결정된 고령자들은 방의 구조, 인테리어 마감재료, 부엌가구의 높이 등 자신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공간 설계를 했습니다.
입주자들은 평일 오후 5시면 공동 생활공간인 1층 식당에 모여 함께 저녁을 먹습니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조를 만들어 아파트 청소와 식사 준비를 담당합니다. 합창단, 문학클럽, 요가클럽 등 15개의 동아리도 운영합니다. 문학클럽은 지난해 공동 문집을 냈고, 연극클럽은 전문 극단의 도움을 받아 공연을 하곤 합니다. 소말리아 이주 여성에게 수영을 가르쳐주는 대신 영어를 배우는 식의 재능 나눔도 가집니다. 이들은 로푸키리 안에서 다양한 취미 활동을 하는 등 자기계발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은퇴자를 위한 핀란드 정부의 노력
시니어 전용 아파트는 대부분 시설 형태로 건설되기 때문에 입주자들이 ‘내 집’ 같은 느낌을 갖기 어렵습니다. 반면 단독 주거의 경우에는 우울증, 영양 불균형 같은 문제에 부딪히기 쉽습니다. 로푸키리는 혼자 사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고 경제적이며 고독감을 완화해 줍니다. 은퇴 이후 삶의 의미가 퇴색한 시니어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어 주기도 합니다.
이처럼 핀란드에 유쾌한 노후를 즐기는 시니어들이 많아진 데는 정부의 노력이 컸습니다. 정부는 일찍이 고령화를 대표적인 사회문제로 꼽았고 충분한 협의를 통해 사회를 변화시켰습니다. 또한 국가의 세금 수입을 바탕으로 은퇴세대의 삶을 뒷받침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핀란드는 1998년부터 노인 일자리 재교육과 취업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그들의 경력이 사장되지 않고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시행 5년 차에는 노인 취업률이 유럽연합(EU) 평균인 5.1%를 앞질러 13%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노인 일자리 확충이 노인 자신의 행복은 물론 사회부담도 줄여줌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힙니다.
다른나라의 시니어 주거 형태는 어떨까?
그러면 핀란드 외에 다른 나라의 실버타운은 어떤 모습일까요? 현재 실버타운이 가장 발달한 나라는 미국입니다. 1900년 미국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300만 명이었는데요. 1970년 미국의 인구가 3배 증가할 사이에 노인인구는 7배가 늘어나며 노령화가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실버타운을 비롯한 실버산업이 함께 발전했습니다.
미국의 시니어 주거모델인 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는 1960년대부터 비영리단체나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건설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CCRC는 3,000여개가 조성돼 있는데, 주로 기후가 온화하고 경치가 좋은 남동부 지역과 서부 캘리포니아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 근교의 선시티(Sun City)는 여의도 120배 면적의 대지에 4만2,000명이 거주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곳은 55세 이상만 입주할 수 있으며 골프, 테니스, 컴퓨터 등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과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습니다.
일본도 고령화 시대에 빠르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2013년 고령자 백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는 3,079만 명에 달합니다. 고령인구는 2050년엔 전체인구의 38.8%, 2060년엔 39.9%로 높아질 전망이어서 일본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습니다. 그 노력 중 하나가 ‘세대 공존형 하우스’입니다. 도쿄 히노(日野)시에는 고령자 주택 ‘유이마루’가 있습니다. 이 주택과 30여m 떨어진 곳에는 20~30대 전용 아파트가 있는데요. 두 아파트의 입주자들은 함께 영화를 보거나 식사를 하며 명절 때는 함께 모여 떡방아를 찧기도 합니다. 고령자들이 젊은이들과 교류하면서 삶의 활력을 찾고 건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발상에서 착안한 것입니다.
현재 일본에는 질병 유무와 간병 서비스의 종류, 월세 수준에 따라 입주할 수 있는 맞춤형 노인 전용 거주 시설이 10종류 이상 운영되고 있습니다. 입주금이 1억 엔(약 12억 원)이 넘고 월세만 100만 엔(약 1,050만원) 이상 드는 최고급 실버타운부터 가장 저렴한 특별 양호 노인홈까지 종류가 다양합니다. 노인홈은 65세 이상으로 신체상, 정신상 현저한 장애로 인해 상시 간호가 필요한 노인만 입소가 가능합니다. 월 10만 엔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 덕분에 대기자만 42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독일은 정부와 민간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 시니어 주거시설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실버타운은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알텐본하임, 가사를 보조해주는 알텐하임, 요양원인 알텐플레게하임으로 구분됩니다. 모두 유료지만 입주자들은 자신의 연금과 보험금으로 그 비용을 지불하며, 부족한 부분은 국가가 보조해줍니다. 이 시설은 사회복지법인이 운영주체가 되기 때문에 민간이 주도하는 실버타운에 비해 보다 안정적인 운영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변화하고 있는 국내 시니어 주거 공간
국내에서도 시니어 코하우징(Co-Hous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핀란드의 로푸키리와 같은 개념으로 입주자들이 사생활을 누리면서도 공용 공간에선 공동체 생활을 하는 협동주거 형태입니다. 보통 30가구 안팎의 입주자들이 마을이나 연립주택에 모여 삽니다. 입주자들은 코하우징 건축 전문업체를 통해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주택과 공용 공간을 설계합니다.
자연 속에서 여러 가구가 함께 생활하는 생태공동체(Eco-Village)도 노후 생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생태공동체는 주거비용이나 대출금 등이 따로 발생하지 않습니다. 식사도 공동 주방에서 함께 하고 가전제품도 공동 사용합니다. 도시에서 한 가정 월수입 정도면 온 마을이 한 달간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경제적인 부담이 적습니다. 경남 산청군 안솔기마을, 경남 함양군의 지리산 두레마을, 전북 부안의 변산공동체, 서울 마포구의 성미산마을 등 다양한 형태의 생태공동체가 있습니다.
실버타운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습니다. 실버타운은 지난 1996년 국내에 처음 도입되었습니다. 초창기에는 공기 좋은 곳에서 살고 싶다는 은퇴자들의 바람이 반영돼서 이른바 '전원형' 실버타운이 많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도심형 실버타운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도심형은 호텔, 종합병원, 백화점 등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자녀들과 자주 만날 수 있고 본인의 생활터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덜 외롭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발간한 ‘한국인의 은퇴준비 2012’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층일수록 은퇴 후 자신이 살던 곳에서 계속 노후를 보내고 싶어 한다고 합니다. 노화 과정을 겪더라도 익숙한 환경에 쉽게 적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경우 적응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을 뿐더러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원래 살던 곳에서 노년을 보내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반면 은퇴 후에 살던 곳을 떠나 새롭게 시작하려는 사람들도 상당수입니다. 대도시를 벗어나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있는 곳에서 살고자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향은 베이비부머에게서 두드러집니다. 보건사회연구원의 2010년 ‘베이비부머의 생활실태 및 복지 욕구’ 조사에 따르면 은퇴 후 거주지 선택의 주요 조건으로 ‘자연환경’(47.3%)이 첫손에 꼽혔습니다. 친구 집단, 사회 참여기반 등 사회적 소통(16.0%), 보건의료시설(15.9%), 문화여가시설(10.5%), 자녀와의 거리(10.2%)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주거 계획을 잘 세우고 주변 환경을 활용해야 합니다. 특히 활동 반경이 축소되고 환경에 대한 적응능력이 떨어지는 노년기에는 사는 곳에 따라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고령화를 일찍 경험한 선진국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실버타운을 포함한 모든 고령화 이슈를 개선해 왔습니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사회, 선진국의 선례를 통해 우리나라도 우리 문화에 맞는 시니어 주거공간을 마련해야겠죠? 유쾌한 실버공동체로 모든 시니어들이 성공적인 인생 2막을 맞이하길 기대합니다
[출처] 실버 공동체로 유쾌한 인생 2막을 열다!'로푸키리'|작성자 되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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