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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소책(小策) '물주머니'를 아시나요…애틋한 농심

숲에 관하여/숲, 평화, 생명, 종교

by 소나무맨 2015. 6. 13.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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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소책(小策) '물주머니'를 아시나요…애틋한 농심

가뭄엔 '우공이수'(愚公移水)'의 지혜로
가뭄엔 '우공이수'(愚公移水)'의 지혜로 (홍성=연합뉴스) 심한 가뭄으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일부 농촌 지역에서 비닐봉지에 물을 채운 뒤 작은 구멍을 내 밭에 놓아 두거나, 지지대에 묶어 세워 놓고 조금씩 물을 흘려보내기 위한 물주머니가 등장했다. 일종의 '포터블 저수지'인 셈이다.

 

2015.6.8 kjw@yna.co.kr

 

지지대 세워 걸거나 맨 땅에 놓아 물 주는 '포터블 저수지'

 


(홍성=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비는 안오구…월매나 목이 마를까…쪼매난 물주머니라도 걸어주야지…"

심한 가뭄으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일부 농촌 지역에 '물주머니'가 등장했다.

집에서 쓰고 버리는 비닐봉지에 물을 채운 뒤 작은 구멍을 내 밭에 놓아 두거나 지지대에 묶어 세워 놓고 조금씩 물을 흘려보내기 위한 일종의 '포터블 저수지'다.

'가뭄대책(對策)'이라고 하기엔 유치하지만 '우공이수'(愚公移水)도 마다하지 않는 애틋한 농심이 읽힌다.

5년 전 아들 내외와 함께 충청남도 홍성에 귀촌한 M(79) 할머니는 8일 텃밭에 심어 놓은 가지 10여 그루 가운데 키가 안 자라 애를 태우는 가지에 물을 주고 있었다.

그냥 물을 주는 것이 아니라 나뭇가지로 만든 삼각 지지대에 매달린 커다란 비닐봉지에 물을 넣어주는 것이다.

한꺼번에 물을 많이 줄 수도 없고 물을 주면 금세 마르거나 흘러가 버리기 때문에 조금씩 물을 흘려 계속 땅을 적셔준다.

M씨는 "아들이 나무로 지지대를 만들어 물봉지를 매달아 놨다"며 "하루 한 두 차례 물을 채워 주고 있다"고 말했다.

가지 옆에는 옥수수가 심어져 있었고 옥수수대 사이 사이에도 물이 가득 담긴 비닐봉지가 여러 개 놓여 있었다.

지지대 없이 그냥 맨 땅에 놓인 물봉지에서도 작은 구멍으로 물이 조금씩 흘러 나왔다.

김씨네 텃밭에는 가지와 옥수수 외에도 고추와 감자, 상추, 호박, 토마토, 딸기 등 여러 과채류가 자라고 있다.

돈분(豚糞)이나 계분(鷄糞)을 안 써 다른 집에 비해 모든 작물의 키가 작지만 올해는 가뭄 때문에 키가 더 안 자란다.

고추는 벌써 알이 맺혔는데 키는 고작 40㎝ 전후다. 작은 것은 예년의 절반, 커 봐야 3분의 2 수준이다.

감자 잎사귀도 시들시들해 알이 제대로 들지 걱정이다. 노지 딸기 작은 것은 완두콩보다 조금 클까말까하다.

보다 못해 '물봉지' 아이디어까지 짜냈지만 비닐봉지를 활용한 작물 해갈이 생각 만큼 쉽지는 않다.

집에서 구할 수 있는 비닐봉지 대부분이 너무 약해 물을 담다가 찢어지거나 땅에 박힌 작은 나뭇가지나 돌 모서리에 스치기만 해도 쉽게 구멍이 난다. 비닐을 두 세 개를 겹쳐야만 겨우 제 구실을 할 수 있다.

또 바늘이나 나사 못 끝으로 아주 작게 구멍을 뚫어도 수압 때문에 구멍이 커져 물이 쉬 흘러나와 얼마 못 간다.

대형 마트나 백화점에서 물건을 담아 주는 튼튼한 비닐 쇼핑백 정도면 그런대로 쓸 만하다.

서울서 직장에 다니며 주말에만 온다는 K씨는 8일 전화통화에서 "문제는 논농사를 짓거나 대량으로 밭작물을 가꾸는 농가"라며 "튼튼하면서도 물이 조금씩 빠지도록 만든 가정용 또는 농사용 비닐봉지를 정부나 지자체가 제작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생이나 공무원들이 농촌 봉사활동을 할 때 물을 대거나 퍼 나를 수 없는 곳에 물주머니를 만들어 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kjw@yna.co.kr

 

 

 

 

가뭄 속 나무 살리기 이색 '물 채운 비닐봉지' 등장

충남 홍성지역 농가, 지지대에 묶어 놓고 물 조금씩 흘려보내…

하루에 1~2차례 물 공급해주면 OK,

“물 대거나 퍼 나를 수 없는 곳에 만들어주면 효과”

아시아경제|왕성상|입력2015.06.13. 00:00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심한 가뭄이 이어지는 가운데 충남 홍성지역에 나무 살리기를 위한 아이디어 '물을 채운 비닐봉지'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홍성의 일부 농촌에 등장한 '물을 채운 비닐봉지'는 지지대에 묶여 아래쪽에 난 구멍으로 물을 조금씩 흘려보내는 급수 물주머니 역할을 하고 있다.

지지대를 만들어 수 없는 곳에선 물을 채운 비닐봉지에 작은 구멍을 뚫어 밭에 놓아두기도 한다. 일종의 '포터블 저수지'인 이 비닐봉지는 지형과 물을 공급한 나무, 채소, 작물 종류에 따라 크기와 모양을 달리 할 수 있다.

↑ 나무지지대에 메달린 물공급 비닐봉지

이 물주머니는 5년 전 아들 내외와 함께 충남도 홍성으로 귀촌한 M(79) 할머니의 텃밭에 있다. 나무는 물론 가지, 오이 등 채소밭에도 써먹을 수 있어 인기다. 비닐봉지엔 하루 1~2차례 물만 채워주면 나무나 채소밭을 촉촉하게 적셔줘 가뭄을 이겨내는데 안성맞춤이다.

M할머니는 나뭇가지로 만든 삼각지지대에 매달린 커다란 비닐봉지에 수시로 물을 넣어준다. 텃밭의 가지 옆엔 옥수수가 심어져 있고 옥수수대 사이 사이에도 물이 가득 담긴 비닐봉지가 여러 개 놓여있다.

M할머지 아들로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며 주말에만 온다는 K씨는 "물을 채운 비닐의 문제는 논농사를 짓거나 대량으로 밭작물을 가꾸는 농가"라며 정책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그는 "튼튼하면서도 물이 조금씩 빠지도록 된 가정용 또는 농사용 비닐봉지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만들어주거나 학생, 공무원들이 농촌봉사 때 물을 대거나 퍼 나를 수 없는 곳에 물주머니를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집에서 구할 수 있는 비닐봉지 대부분이 너무 약해 물을 담다가 찢어지거나 땅에 박힌 작은 나뭇가지나 돌 모서리에 스치기만 해도 구멍이 쉽게 난다. 비닐을 두 세 개를 겹쳐야만 제구실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마트나 백화점에서 물건을 담아주는 튼튼한 비닐쇼핑백 정도면 그런대로 쓸 만하다고 귀띔했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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