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지구를 위한 대안, Humanergy
에너지(energy). 외래 단어인 에너지는 순우리말로는 형용하기 어렵다. 에너지라는 개념이 한반도에 정착된 것이 서구 문물이 들어오기 시작한 19세기 말이기 때문에 우리는 외래어인 에너지를 그대로 가져다 쓸 수밖에 없었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기본적인 물리량의 하나’라고 설명되는 에너지. 19세기 말의 조선인들과는 다르게, 2013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에너지라는 단어는 너무나도 익숙한 일상의 표현이다. 우리에게 친숙할 뿐 아니라, 어느 곳에나 존재하고, 어느 정도의 사용료만 내면 풍부하게 사용할 수 있는 현대의 에너지.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지금 전 세계는 에너지 자원의 고갈을 막고, 미래에 사용할 지속적인 에너지원의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게다가 이제는 의식 있는 대중, 즉 많은 소비자가 에너지와 자연환경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두고 똑똑한 소비에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을 반영이라도 하듯, 다양한 에너지 절감 제품과 서비스들이 시장에 출시되어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그 중 실제로 에너지를 소비하는 주체인 소비자들이 에너지를 생산하는 Humanergy(Human-generation Energy) 제품은 실제로 이곳 트렌드 인사이트를 통해서도 몇 차례 소개된 적이 있을 정도로 점차 그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 댄스클럽과 Humanergy의 만남, club Watt!
2008년 여름, 네덜란드 로체르담에서 다소 신기하고 특별한 나이트 클럽이 선보였다. club Watt(현재는 Energy Floors라는 이름의 재단으로 활동)이라는 이름의 이 나이트 클럽은 겉으로 보기에는 보통의 나이트 클럽과 다른 점이 없어 보였다. 최신 유행의 클럽 음악과, 터질듯한 오디오 시스템, 현란한 조명은 우리가 생각하는 클럽의 이미지 그대로였다. 언뜻 보기에 별다른 차이점이 없어보이는 club Watt가 내세운 비장의 무기는 바로 Human-generation Energy 시스템이다.
클럽 안은 언제나 열기로 후끈거린다. 그 후끈거림은 바로 클럽에 방문한 사람들이 발산하는 운동에너지와 열에너지 덕분이다. 특히 이들이 춤을 추면서 위아래로 들썩거리며 발생시키는 운동에너지(혹은 위치에너지)를 club Watt는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기회를 찾았다. 클럽 바닥에 운동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해주는 발전기를 설치하여 고객들이 발산하는 운동에너지를 고스란히 전기에너지로 쌓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를 시각적으로 확인해주는 RGB(삼원색) LED를 설치하여 클럽을 방문하여 춤을 추는 사람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런 솔루션을 통해 club Watt는 30%의 에너지와 더불어 30%의 이산화탄소 발생까지 절감할 수 있었다.
- 당신의 남은 힘까지 전기로 바꾸어 드리는 the Great Outdoor Gym
우리는 건강에 민감하다. S라인, 초콜릿 복근을 가지려고 많은 사람이 아침, 저녁을 가리지 않고 피트니스 센터를 찾는다. 굳이 외모지상주의까지 들먹이지 않아도 많은 이들이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을 원하기 때문에 저녁에도 피트니스 센터의 불은 환하게 켜져 있다. 피트니스 센터에 한 번이라도 들어가 본 사람이라면 잘 알 것이다. 센터 안에서 열심히 운동하는 사람들이 내뿜는 열기가 엄청나다는 것을 말이다. 앞에서의 Club Watt가 클럽에 방문한 혈기 왕성한 고객들의 춤에서 나온 에너지를 사용한 것처럼, 피트니스 센터를 찾는 고객들의 운동 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made in Britain을 신조로 한 영국 회사인 the Great Outdoor Gym(줄여서 TGO). TGO는 우리가 공원 등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야외 운동 기구들에 주목했다. 기존의 운동 기구들이 그저 사용자들의 운동 기구의 역할에만 충실했다면, TOG의 운동 기구들은 운동하는 사람들이 내뿜는 운동에너지를 전기로 바꿔준다. 이렇게 생산된 전기에너지를 통해 불을 밝히는 것뿐만 아니라 사용자들의 모바일 기기들까지 충전해주고 있다. 사람들이 많은 공원에서도 가끔 몇몇 사람들만 이용하던 야외 운동기구들에 Humanergy의 의미를 부여하니 이용률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공원을 위한 에너지(가로등을 위한 전기 에너지)를 자족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니 그야말로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릴 수가 있게 된다.
Humanergy의 성공 이유 : 에너지 생산자(고객)를 귀찮게 하지 않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입에 쓰면 먹기 어려운 법이다. Humanergy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그 의도가 좋다고 하더라도 이를 사용하여 직접 에너지를 생산하는 고객들을 힘들게 한다면 흥행하기 어렵다. 처음에는 좋은 뜻을 가지고 에너지 생산에 동참했던 사람들도, 에너지 생산에 들어가는 노력이 많다면 점차 외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club Watt는 이 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혹시나 에너지 생산자인 고객을 귀찮게 하지 않았다. 클럽에 방문한 사람들이 클럽에서 춤을 추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클럽에 방문한 그 누구도 클럽에서 춤을 추는 것을 에너지를 생산하는 일로 생각지 않았기 때문에 기꺼이 에너지를 생산하는 활동에 동참하였다. club Watt는 Energy Floors라는 이름으로 바꾼 이후에, 클럽 이외에도 다양한 서비스로의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인도는 물론 박물관 등의 실내 공간, 심지어는 자동차의 운동에너지를 전기로 생산하기 위해 자동차 도로를 Energy Floor로 바꾸려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TGO는 어떤가. 기본적으로 피트니스 센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건강함과 아름다운 몸매라는 목표를 위해 열심히 운동한다. 누가 억지로 시켜서 하는 운동이 아니라 운동 기구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스스로 하는 운동이다. 이들이 제공하는 운동에너지를 허공으로 날려버리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사용 가능한 전기로 바꾸는 것. 어떤 이용자들이 이러한 전기 생산을 마다할 것인가. 이상 열거한 서비스들은 바닥을 이용한다는 표면적인 공통점 이외에 에너지 생산자에게 추가적인 생산 행동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생활에서 에너지가 지니는 비중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그리고 Humanergy의 시장은 더욱더 커질 것이다. 생산자인 고객을 귀찮게 하지 않는 에너지 생산, Humanergy를 성공적으로 서비스에 도입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Humanergy, 이제는 리워드 시스템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할 때!!
지금까지 소개한 Humanergy 서비스들은 전기를 생산하는 생산자, 즉 고객들을 귀찮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에서 성공 가도를 달려왔다. 하지만 이제는 이와 비슷한 경쟁자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견고하고 다양한 수익 모델의 개발이 필요하다. Humanergy를 이용한 시장이 도입기를 지나는 시점이기 때문에 기존의 서비스, 혹은 경쟁 서비스들과의 차별화를 위한 플러스 알파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 방안 중의 하나가 현재 여러 서비스 분야에서 사용되며 시장성을 인정받고 있는 리워드(reward. 보상)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다.
리워드 시스템. 쉽게 말해 전기를 생산한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전기를 생산한 것에 대한 보상을 해주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Humanergy 서비스들은 생산한 전기를 가지고 서비스 운영에 이용할 뿐, 이 때문에 얻게 된 이득을 생산자에게 돌려주는 것에는 인색했다. Humanergy 서비스의 생산자(고객)들은 자연스럽게 에너지를 생산하기 때문에 에너지 생산에 대한 큰 부담을 느끼지는 않지만, 이것으로는 조금 부족하다. 만약 생산자(서비스 이용 고객)에게 에너지 생산에 대한 리워드를 해주는 서비스가 있다면 어떨까? 아마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의 호응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질 것이다. 기존의 Humanergy 서비스 사용의 이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보상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서비스의 성공 가능성 역시 덩달아 높아질 것이다. 여기서 얻어지는 보상은 그들에게 에너지 생산을 통한 환경 보호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는 보람과 생산에 따른 보상이라는 두 가지 토끼를 동시에 가져다주게 된다. Humanergy와 리워드의 접목은 상당히 파괴력 있는 차별화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직접 에너지를 생산한 고객들에게 유무형의 보상을 해줌으로써 기존의 고객들을 만족하게 하고, 또한 새로운 사용자들을 끌어모으는 것. 이를 통해 서비스 이용자와 제공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모델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리워드 시스템 뿐만이 아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수익모델과의 융합을 통해 앞으로의 Humanergy 서비스는 서비스 분야의 당당한 한 축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초록빛 지구를 위한 건강한 움직임, Humanergy의 다양한 서비스 모델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김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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